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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하다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모르지 않지만 제대로 말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아이들에게 상처주는 말은 참 쉽게 나오는데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말은 잘 안 나온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하다. 우울감이 높고 자존감이 낮으며 주위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진하다. 교실에서는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부적응행동을 보이며 학습 저하에 또래관계도 원만치 않고 교사의 지시에 불응한다. 부모는 대체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이해가 안된다고 머리를 갸우뚱한다.

아이를 바꾸는 것보다 아이의 환경이 바뀌면 아이의 문제 들이 해결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자신을 무섭게 만드는 엄마, 아빠의 폭언과 폭력이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데 부모들은 자신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전에 어느 방송에선가 오은영박사님이 ˝우리가 돈이 없어서 못해주는 일은 아이들이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해요. 하지만 돈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 건 정말 문제인거에요.˝ 하고 말하는 걸 보았다.
정서적 안정을 느끼게 해주는 말과 행동은 전혀 돈이 들지 않는다.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듬어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왜 그리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다.
물론 사랑한다는 말로 강요하고 위협하는 부모들도 보았는데 말이라는 게 지낼 수록 더 많이 연습하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를 표현하는 언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부모들이 자신들이 들어 온 그대로 말하는 것 같다. 아이는 어리고 약하니까 더 쉽고 위협적인 방법으로 지시하고 억누르는 것 같다.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다른 사람들과도 안전하게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더 안전한 언어를 사용해야 할텐데, 쉽지가 않다.
이렇게 쉽지 않은 말을 어떻게 하면 될지 굉장히 쉽게 쓰여진 책이 새로 나왔다. 연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상황별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나와 있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만이 아니라 선생님들도 읽고 적용하면 좋겠다. 아이들과 부모를 만나는 나에게도 굉장히 유용한 책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아이들은 내게 ˝선생님은 참 친절하지만 단호하세요.˝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감정을 수용해주지만 문제행동엔 제한을 설정하고 허용하지 않을땐 단호하게 말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떼를 쓰거나 고집을 부리거나 저항하지 않고 안전한 규칙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간다.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맺어주고 따뜻한 마음과 애정 그리고 위로를 전해주는 연습을 해보자. 우리가 그렇게 받으며 자랐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어도 우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좋은 어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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