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를 알게 되어 그의 책을 읽는 일이 즐겁다.
담담하게 읽어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훅 치고 들어오는 문장들을 만나게 된다.
˝자신에게 맞서지 마세요. 지금 이대로도 세상에는 잔인한 일이 흘러넘쳐요. 자신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지 말라고요.˝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중에 비합리적 신념에 사로잡혀 자신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세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 자꾸만 자신을 더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어른들도 그렇지만 청소년들의 경우엔 훨씬 걱정스럽다.
켄터선생님이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아널드 메스니코프처럼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그들 옆에서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물론 내가 그런 역할자가 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