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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아마도 올겨울 마지막이 될. 차례를 지켜 순서대로 내릴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는 듯 하염없고 끝도없이 휘날리던. 눈의 짧고 결정적인 탄생과 소멸을 지켜보면서  길고 지루한 생, 더 지루한 생에 관한 답 없는 물음들에 몸서리쳐지던. 그래도 눈이 내리니까 사랑받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따스해 지기도 했던. 어수선한 전깃줄을 피해 올려세운 발끝을 저리게 하고, 가슴을 저혼자 뜨겁게 하고, 카메라를 잡은 손은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시리게 하던. 3월 봄밤에 내린 눈. 눈내린 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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