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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자야한다고 생각 할수록

잠은 멀리 달아나는 것 같다.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다음 날 

좋은 일이건 힘든 일이건 무언가 일이 있을 때

그걸 준비하며 또는 기대하며

편안히 잠을 청한 적이 있었던가..

(있긴 있었겠지..)

그런 날 일수록 나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평소에 잘 닦지도 않는 마룻바닥의 먼지가 참을 수 없어지고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던 거꾸로 꽂힌 책이 참을 수 없어진다.

(몸을 움직여 정신을 멈추고 싶은 걸까?)


문득 저녁 내내

내가 온 몸에 힘을 잔뜩 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을 깨닫고 몸을 여기저기 움직여 보니

마치 플라스틱 같이 삐걱 거린다..

(조립을 다시 하고 나사를 더 쎄게 조여야 하나?)


어쩌면 폭탄처럼 터지지 않고

매일의 일상을 진행하고 있는 게 신기한 일인지도 모른다.

흔히 말하는 폭발 -

소리를 치거나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히스테리를 부리는

그런 폭발이 아닌 진짜 불붙어 터지는 폭탄 말이다.

(그러기엔 에너지가 너무 부족한가?)

어쩌면 길을 걷다 허리를 반으로 접고 콱 꼬꾸라질지도 모른다.

(그러기엔 내 허리는 너무 굵을라나?)

이것도 저것도 어렵다면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건..

(그게 제일 어렵겠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부터 이곳엔

푸념과 넋두리만 쌓여간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이곳이 제일 안전하지 않은가 말이다.

싸이월드의 비공개 일기장은 너무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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