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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이로스 1 : 하나님의 시공간
  • 고성준
  • 10,800원 (10%600)
  • 2020-09-21
  • : 4,590
[카이로스 : 하나님의 시공간]은 고린도전서를 기초로 영적 세계의 원리를 기술한 책이다(9쪽). 한국 교계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책으로 저자 고성준 목사님의 깊은 영성을 보여준다.
중국의 영성 작가 워치만 니의 [영에 속한 사람]의 영향이 보이는데(9,42쪽),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으나(이분설과 삼분설에 대한 세간의 논란은 덧없기 그지없다) 한 가지 부분은 지적할 필요가 있다. 워치만 나는 우리의 영이 타락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물론 영을 지나치게 특권화하는 잘못된 주장이다.
그런데 고성준 목사님의 주장(131-132쪽)에서 그(즉 영을 과하게 높이는) 흔적이 엿보인다. 우리의 영이 하나님의 영, 즉 성령을 받는 순간 영적으로 완전해지므로 영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따라서 영적 훈련은 영을 개발하거나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며, 혼과 몸을 변화시키고자 훈련시키는 것으로 이야기한다.
혼과 몸을 통해 영을 훈련시키는 것은 맞지만(로마서 12장 1-2절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를 통해 영 자체가 성장한다. 그리고 영은 중생의 순간에는 갓난아이와 같이 어리고 미숙하다. 하지만 올바른 신앙생활을 거친다면, 차츰 그 영이 성숙해가게 된다.
영적 성장은 지적 성장과는 확실히 구별된다. 많은 영적 지식이 곧 깊은 영성의 표지는 아니다. 그리고 인격적 성숙과는 다소 겹치지만(가령 사랑이 없다면 영적인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시 구별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잘 정리된 작품이며, 영과 갈망의 관계를 다루는 부분(원리 4)은 특히 탁월하다. “모든 이데올로기가 다 영에서 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데올로기와 영 사이에는 미묘한 경계가 있다.”(103쪽)
이런 식으로 평가하다 보니 마치 내가 저자보다 더 깊은 영성을 지닌 양 폼잡는 것으로 보일 수 있겠다. 결코 그렇지 않다. 고성준 목사님의 영성과 헌신에 비추어보면 본 평자의 처지는 초라하다. 그저 워치만 니 등 여러 영성가의 저술을 삼십년 이상 꾸준히 읽어와서 어느 정도 영성에 대한 입장이 지적으로 정리되었을 뿐이다.
책에 대해 내 ‘판단’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겠다. [카이로스 : 하나님의 시공간]은 영계 여행을 위한 입문서로 유용하다. 쉽게 읽히지만, 그 안에 깊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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