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통해 작성한 리뷰 〉
《 프랑스사 강의 》 - 10개의 강의로 프랑스사 쉽게 이해하기 | 이와나미 시리즈 _시바타 미치오(지은이), 정애영(옮긴이)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한 나라의 역사를 공부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하긴 내 나라 역사도 아직 공부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틈틈이 역사관련 도서를 찾아서 읽는 일은 나름대로 목적이 있다. 그 나라의 문학, 사상, 예술을 조금이라도 더 깊이 이해하려할 때, 그 나라의 역사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다른 나라의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이 때 한국(조선 또는 그 이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든가 비교해보기도 한다.
‘프랑스’는 언제부터 있었는가? 현재 ‘프랑스’로 불리는 땅이 옛날 옛적부터 ‘프랑스’였는가? 물론 아닐 것이다. 지구상에 현존하는 거의 모든 나라가 그렇지만, 수없이 쪼개지고 합해지는 과정 속에 현재의 지도가 그려진 것이다(이 상황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분열과 합병이 이뤄지는 상황은 대부분 전쟁이다. ‘프랑스’라는 이름은 옛 로마제국 안에서 탄생한 수많은 게르만 부족국가들 중 프랑크왕국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나 이론도 부딪힘이 있다. 프랑스혁명(1789년 5월 5일부터 1799년 11월 9일까지 프랑스에서 일어난 시민 혁명, 대개 1789년의 혁명만을 가리킨다) 전야에 귀족들의 특권을 공격한 정치 책자 중 유명한 시에예스(에마뉘엘 조제프 시에예스, 프랑스의 정치가로. 프랑스 혁명의 중심인물이었으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손잡고 총재정부를 무너뜨린 인물)의『제3신분이란 무엇인가』에서 프랑크인들이 프랑스의 기원이라는 설은 자신들(귀족들)이 정복자 인종의 후예이고 그 때문에 정복권을 계승한 것이라는 어리석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공격한다. 즉, 프랑크인들이 갈리아를 정복했기 때문에 귀족들은 프랑크인의 후예라고 내세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에예스는 갈리아인이야말로 프랑스의 기원이라는 설을 대치시켜 귀족 특권을 비판했다.
이 책의 지은이 시바타 미치오는 서양사학자이다. 전공은 프랑스 근대사이다. 지은이는 10개의 강의로 프랑스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작지만 알찬 프랑스 통사이다. 기원전 600년경 고대 그리스인들이 서지중해로 진출한 이야기부터 제4공화정, 제 5공화정 그리고 현재 상태인 포스트 골리즘(드골 이후)까지 이어진다. 중세사회와 카페왕국, 절대왕정으로 전환된 근대국가의 성립, 계몽의 시대, 프랑스 혁명, 공화정 체제, 제1,2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사건들이 기록되어있다. 유럽 지역세계에서 중세 중기는 질서 형성의 시대였다. 반면 중세 후기(14, 15세기)는 전반적인 위기의 시대였다. 이 위기를 거쳐 근대국가로 이행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도 이 위기의 시대를 그냥 넘기지 못했다. 기근, 역병(페스트), (백년)전쟁의 세 가지 재해가 덮쳤다. 이 때 잔 다르크가 등장한다. 백년전쟁의 내면은 오직 왕조간의 대립이었다. 나라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분출된 민중적 정열의 상징인 잔은 철저히 왕권에 의해 이용당하고 버려진다(화형).
지은이는 프랑스라는 한 나라의 역사만 정리한 것이 아니다. 유럽이라는 지정학적 위치에서 프랑스가 거쳐 온 시간들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일본인 연구자의 위치에서 일본이나 동아시아의 비교사적 시각에서도 통찰했다. 서양인이 정리한 프랑스사와는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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