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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을 읽어야知
  • 인정향투 4
  • 이용수
  • 13,500원 (10%750)
  • 2026-05-01
  • : 325




《 인정향투 4 》 | 모암논선 4

_이용수 (지은이) / 모암문고 The Moam Collection(2026-05-01)

 

 

세상 풍조 점점 나빠지니

마음 돌려 지난날 회상하네

호향(충청도)은 시와 예가 예스러워

선정의 가르침 아직 남아있네

수레(자전거)달려 논산 길로 가자니

사방으로 일만 산이 둘러 있네

편편히 가을 구름 떠 가니

_정인보, 「서봉모운이강호십곡병(書奉茅雲李康灝十曲屛)」 부분

 

 

위의 글은 정인보(1893~1950)선생이 남긴 글이다. 선생은 한학자, 역사학자, 양명학 연구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한민족이 주체가 되는 역사체계 수립에 노력한 역사학자였다. 이 글이 쓰인 때는 1943년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전쟁이 더욱 격화되면서 일제의 탄압이 더욱 거세지자 정인보는 제자 윤석오의 거처가 있던 전라북도 익산으로 가족들과 피신하게 된다. 이때 지인의 소개로 전주 이 효령대군파 집성촌에 머물고 계시던 이강호(이 책 지은이의 조부)를 만나게 된다. 잠시나마 이 지역에선 우리 선조들의 풍류모임인 ‘아회(雅會)’같은 만남이 이뤄진다. ‘세상 풍조 점점 나빠지니’를 통해 이 무렵 시대적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이용수 작가는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한 인문학도’라고 소개한다. 미술사학자(미술사가)이다. 책의 제목인 '인정향투(人靜香透)'는 '인적이 고요한데 향이 사무친다!'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문구에서 따온 제목이다. 책은 개인컬렉션인 '모암문고(茅岩文庫, The Moam Collection)'의 소장품들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과 그 관련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인정향투』 연작 중 네 번째 책엔 '서봉모운이강호십곡병'을 중심으로 모운 이강호와 정인보 집안과의 깊은 인연, 학문 학풍의 이어짐을 세밀하게 그려준다. 이와 함께 추사 김정희의 '반야심경'에 관한 원고, 강화학파의 태두 이건창의 「송동곡자전별사(送東谷子餞別辭)」의 내용과 의미가 담겨있다.

 

 

담원 정인보의 「서봉모운이강호십곡병(書奉茅雲李康灝十曲屛)」은 이강호와 수일간 교제하면서 인연을 쌓은 후, 담원이 익산으로 돌아가기 전에 이강호에게 ‘모운(茅雲)’이라는 호를 주며 위 내용을 큰 폭 열장의 한지에 기록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한글도 어려운데 열장의 한지에 한자로 썼다고 한다. 이 글을 통해 광복, 해방을 맞기 두 해전인 일제강점기 말 당대 학자들의 문인들의 사유를 일부나마 살펴볼 수 있다.

 

 

반야심경(般若心經)은 대승불교의 핵심 경전 중 하나이다. 600권에 달하는 방대한 반야경의 정수를 260자로 압축한 텍스트이다. 추사 김정호의 「반야심경연구원고(般若心經硏究原稿)」는 간결하나마 잘 풀이되어있다. 반야심경의 핵심 내용은 ‘공 사상’이다. 모든 현상은 실체가 없고, 오온(五蘊) -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도 모두 공하며 물질적 세계와 공 세계가 차이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이건창의 「송동곡자전별사(送東谷子餞別辭)」는 1881년 서장관(書狀官)으로 청나라에 가게 된 동곡자 조인승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는 글이다.

 

 

이 책을 통해 옛 어른들의 글속에 담은 마음의 향기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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