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冊을 읽어야知
  • 의약품 살인사건
  • 백승만
  • 17,100원 (10%950)
  • 2026-05-30
  • : 7,860


 《 의약품 살인사건 》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_백승만 (지은이) / 해나무(2026)



최근 국내뉴스에 프로포폴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프로포폴에 대한 뉴스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나, 이 책을 읽다보니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검찰이 5년에 걸쳐 명의를 도용해 수십 명에게 모두 18만㎖ 프로포폴을 투약한 의사와 직원, 투약을 받은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고 한다. 중독자들은 의사 A씨에게 타인 명의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많게는 하루 10회 이상 프로포폴을 연속으로 투약하였고, 그 과정에서 우울증이 심화하여 자살한 중독자만 6명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모든 중독이 그러하지만, 딱 한 번만 맞아보자 이후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다가 결국 주사를 맞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된 사람들과 중독자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한 재산을 쓸어 모으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된 악덕의사의 만남이다.



이 책의 지은이 백승만 교수는 약학을 전공하고,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자 조각가라고 소개된다. 나쁜 약을 경고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하는 과학 작가라는 말도 첨부된다. 약의 역사는 인류 질병의 역사와 같이 간다. 인간의 지혜에 의해 약이 처음 만들어질 때는 당연히 선한 목적을 갖고 있다. 사람을 죽이려고 만드는 약은 없을 것이다. 단지 약을 원래의 목적과 달리 살상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지은이는 ‘독이 약이 되고, 약이 독이 되는’ 많은 실제사례를 들려준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안약(구입하는 것도 얼마나 쉬운가)이 살인무기로 쓰였다던가, 코막힘 제거 목적으로 쓰인 자일로메타졸린 때문에 뇌출혈로 죽은 사례. 그리고 서두에 언급한 프로포폴(일명 우유주사)에 대한 히스토리도 매우 상세하다. 왜 한국에서만 프로포폴이 그렇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가? 지은이는 우리나라는 타국(특히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의료접근성이 좋은데서 오는 탓이라고 적고 있다. 임상에서 프로포폴이 주로 사용되는 경우는 수면내시경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프로포폴을 맞기 위해 수면내시경을 예약하고 시술을 받으려면 한 달은 넘게 기다려야 한다. 비용도 수백만 원, 어쩌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너무 소모적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외국에서는 프로포폴 중독 사례가 심각하지 않다. 미국 마약단속국에서도 프로포폴을 마약류 규제물질로 지정하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2011년 전 세계에서 최초로 프로포폴을 마약류 항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했다. 관련 단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컸지만, 그나마 마약류로 지정한 상태에서도 중독자가 속출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더욱 심각했을 것이다.



책의 제목인『의약품 살인사건』만 보면 미스테리 물로 분류가 될 법하지만, 약에 대해서 모르던 부분을 새삼 많이 알게 되었다. 열흘 동안 매일 당근 주스 약 4리터와 비타민 A 과량복용으로 죽은 40대의 남자 이야기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속절없이 독일군에게 당하기만 하던 영국 전투기 조종사들이 상황이 바뀌어 깜깜한 밤하늘 속에 독일군 비행기들 격추량이 늘어나는 것을 궁금해 한 기자들이 영국군 수뇌부에 묻자 들려준 대답은 “당근을 많이 먹어서”였다. 뽀빠이의 시금치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사실 진짜 비결은 레이더였지만,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당근’을 띄운 것이다. 당연히 영국 내에선 당근재배와 소비가 급등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채워져 있지만, 지은이가 주는 메시지를 “약 제대로 알고, 쓸 만큼만 쓰자”라고 이해한다.



#의약품살인사건

#약이독이되는위험한화학의역사

#백승만

#해나무

#인디캣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