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기의 위기 》 - AI 시대, 누가 읽고 쓰는가?
_크리스토프 엥게만(지은이), 김인건(옮긴이) / 헤이북스(2026)
원제 : Die Zukunft des Lesens: Lesen nach KI
1년 전인가, SNS에서 엄청난 책탑들이 끝도 없이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 공간도 무척 넓었다. 책탑을 보면 무슨 책들인가 궁금해서 그냥 못 지나친다. 처음엔 출판사 물류창고? 도서관 책 정리? 아니었다. 사진의 설명을 보니까 AI가 읽을 책들이란다. AI의 일용할 양식이었던 것이다. 내가 평생 먹고 자고 하는 시간만 빼고 책만 읽어도 다 못 읽을 양이었다. 이 책 서두에 ‘독서의 위기’를 이야기하면서 지은이는 사람 한명이 평생 읽을 수 있는 책은 보통 2만 권 정도라고 적었다. 그야말로 빡세게 읽어야 그 숫자를 채울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몇 권이나 읽었나 대충 헤아려보니 1만 권 가까이 되는 것 같다. 리뷰를 남긴 것만 약 6천권 되니까 내 딴엔 읽을 만큼 읽었고, 쓸 만큼 썼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지은이 크리스토프 엥게만은 심리학을 전공하고 미디어문화학 박사라고 소개된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미디어학자이다. 『읽기의 위기』, 독서의 위기는 오래된 역사이기도 하다. 이미 책이 세상에 나올 때부터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어졌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도 AI, 챗GPT가 생겨나기 전부터 책이라는 존재를 자신과 무관한 물성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지은이는 책의 서두를 “왜 우리는 더 이상 읽지 않게 되었나?로 시작한다. 그 이유는 이미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등장과 발전으로 텍스트와 텍스트 생산의 중요성, 이를 다루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지은이는 이 부분(새로운 미디어 기술)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이가 종이책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아줘서 고맙다. (종이)책은 다른 매체가 갖지 못한 높은 명성을 점하고 있다는 것(나 역시 앞으로도 책이 그 자리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을 지적한다. 책은 여전히 매체 형식의 위계질서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독서를 위해선 그에 맞는 분위기와 집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독서는 자기 관찰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휴대가 가능한 전자책과 독서 애플리케이션과 종이책을 비교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전자책과 독서 애플리케이션을 A로, 종이책 읽기를 B로 설정한다면, B가 책의 두께라는 부피로 현존성과 물질성으로 공간을 형성한다면, A는 불분명한 추상적 공간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은이는 실용서적은 전자책에 적합할 수 있어도, 성찰적 독서를 위해선 종이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시대는 변한다. 지구가 멸망하고 다시 석기시대로 돌아간다고 예언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재의 IT, 미디어의 흐름을 막을 수도 없고, 다시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단지 적응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단지 염려되는 것은 종이책 읽는 종족이 얼마나 살아남을까 하는 점이다. 아마도 지은이도 같은 심정이라고 믿고 싶다.
#읽기의위기
#AI시대_누가읽고쓰는가
#크리스토프엥게만
#헤이북스
#리니서평단
@rini_time
@heybookscg
“리니서평단을 통해 헤이북스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