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화는 당신을 속이고 있다 》 - 위대한 화가 22인이 숨겨둔 심리 지배의 비밀
_안나 가브리엘르, 윌리엄 케인(지은이), 서경의 (옮긴이)
/ 더퀘스트(2026) 원제 : Every Picture Hides a Story
레오나르드 다빈치와 동시대를 살았던 미켈란젤로(다빈치보다 23살 아래)는 다혈질이고 직선적이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의 회화와 조각에는 벗은 인물이 자주 등장한다. 지금도 누드작품을 감상할 때 소심하게 주변을 의식하게 되지만(내 이야기), 당연히 그 당시엔 누드작품들에 대해 그리 관대하지 못했다. 매우 예민했다. 미켈란젤로는 장장 4년에 걸쳐 예배당 주 재단의 뒤편 벽에 〈최후의 심판(The Last Judgment)〉을 그렸다. 거대한 프레스코 벽화에는 수많은 나체 군상이 등장한다. 당시 바티칸 의전관이었던 비아조 다 체세나 추기경이 가장 신랄한 비평가였다. 교황 바오로 3세에게 일러바쳤다. 교황님의 경당이 아니라 술집이나 매음굴에 어울릴 것이옵니다. 비아조의 발언은 미켈란젤로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더군다나 뒤끝 있는 그인지라, 복수를 계획했다. 그는 지옥의 왕 미노스의 얼굴에 비아조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 더군다나 그 위치는 관람자의 눈높이에 딱이었다. 덧붙여 비아조의 알몸은 거대한 뱀이 칭칭 감고 있었다. 그리고 비아조의 머리에 당나귀를 그려 조롱의 색채를 더했다. 완전 박제되었다.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한 비아조 추기경은 분노가 치받쳐 교황에게 항의했으나 본전도 못 찾았다. 교황은 이렇게 답했다. “내가 보니 그대는 이미 지옥에 있구려. 알다시피 나는 지옥에서는 아무런 힘이 없기 때문에 그대를 도울 수가 없소.”
이 책 『명화는 당신을 속이고 있다』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충만하다. 원제는 ‘Every Picture Hides a Story’이다. 위대한 화가 22인이 그린 명화 속에서 스토리를 찾는다. 아니 저자들은 찾아냈다. 오늘날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은〈모나리자〉의 실제 모델이 레오나르도의 아버지 친구 딸 리사 게다르니였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이렇게 묻는다. “레오나르도가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그림에 남성적 요소를 입힌 것은 아닐까?” 나는 한동안 카라바조에 빠져서 그의 그림과 관련도서를 집중적으로 보던 때가 있었다. 한 성깔하는 카라바조지만, 그림은 생동감이 있다. 그의 분노조절장애에 가까운 폭력적 성격은 어릴 적 그의 성장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아마도 자기방어가 지나쳐서 폭력적으로 바뀌지 않았나 생각한다. 카라바조 그림의 특징은 명암의 대비이다. 카라바조의 〈엠마오의 저녁식사〉엔 ‘익투스’(물고기 상징)를 암시적으로 그려 넣었다(박해받던 기독교인들이 서로를 알아보기 위해 사용한 비밀암호).
이 책의 공저자인 윌리엄 케인(영문학교수, 문학과 예술 작품 속 숨겨진 의미를 읽어내는 강의로 명성이 높다)과 안나 가브리엘르(미술사가)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걸린 〈펠프스 스토크스 부부〉그림 앞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한다. 그림을 앞에 두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윌리엄은 안나가 평범한 관객들이 놓치고 지나치는 것을 보는 특이한 능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윌리엄은 바로 그날, 이 책을 함께 써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게다가 남성과 여성, 두 시선이 만난다면 혼자 보았을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책에 담을 수 있을 거라고 느꼈다. 그렇게 해서 이 책 『명화는 당신을 속이고 있다』가 탄생하게 되었다. 두 사람이 명화 속 숨겨진 내용을 밝혀내기 위해서 들인 세월이 30년에 이른다고 한다. 22명의 화가들은 출생연도를 따라 구성되었다. 명화 속 비밀은 물론이고, 그림을 보는 안목을 높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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