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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을 읽어야知
  • 눈물채집자
  • 김철우
  • 15,120원 (10%840)
  • 2026-03-23
  • : 530


『눈물채집자』 _김철우 / 책과나무 (2026)

 


 

희귀병 중에 ‘고통을 모르는’ 병이 있다. 아니 고통은 그 범위가 넓으니까, 통증을 못 느끼는 병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 오래 전 읽은 책 중에 인용된 사례이다. 외국이다. 3살짜리 아이가 혼자서 장난감을 갖고 놀던 중, 손을 베였다. 당연히 피가 흥건하게 흐르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는 놀기에 바빴다. 뒤늦게 발견한 부모는 아이의 상처를 싸매줬다. 부모는 아이가 왜 아픈 걸 못 느꼈을까? 우리애가 참을성이 많은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유사한 일이 반복되자 결국 병원에 가서 검진 결과, 아이는 통각신경의 이상으로 통증을 못 느끼는 질환에 걸려있다는 것이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행복할까? 절대로 아니다. 인간의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경고 신호(warning sign)이다. 그 시스템이 무너지면 어느 날 갑자기 큰 병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그래서 아픈 걸 느끼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물론 안 아프고 건강하게 사는 것은 누구나의 바람이기는 하다.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본다. 「눈물채집자」는 무엇하는 사람들인가? 명칭그대로 눈물을 채집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서로 ‘컬렉터’라고 부른다. 컬렉터는 기자처럼 ‘슬픔의 현장’(주로 사회적 재난현장)에 도착한다. 희생자가 많다. 주로 희생자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대상이 된다. 대상자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은 다르지 않지만, 다른 것은 어떤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녹취도, 촬영도, 메모도 없다. 오직 슬픔과 고통을 왜곡 없이 비출 공감의 거울만 준비하면 된다. ‘슬픔의 현장’에서의 인터뷰는 그렇게 진행된다. 대상자의 감정이 내면 깊숙한 거울에 그대로 비치는 순간, 컬렉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온다. 인터뷰 대상자의 눈물이 컬렉터에 동화되는 순간이다. 보이지 않는 감정이 물질(눈물)로 변한 것이다. 그 눈물은 특별한 반지에 저장된다. 소설은 SF형식을 빌렸다. 그래서 이런 스토리가 가능한 것이다. 추측해보건대 시간적 무대는 향후 100년은 족히 지난 듯하다. 그러나 그 시간들이 순간이동이다. 그리 멀지않은 과거의 (국내)재난 사건들도 언급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채집된 눈물의 용도는? 바닷물의 염도 농도를 조절하는 데 쓴다고 한다. 그러나 그 눈물이 어디에 쓰이건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눈물을 채집하는 행위 자체에 있는 것이다. 컬렉터는 감정의 수거자 또는 제거자이기도 하다. 눈물을 채집한다는 것은 국가에서 개인의 감정까지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프로젝트는 비밀리에 추진된다). 특히 국가의 책임 관리 하에서 일어난 재난에서 비롯된 살아남은 이들(또는 살아있는 이들)의 상실감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발상이다. 상실이란 과거완료의 사건이 아닌 남겨진 이들의 삶속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현재적인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워버린다? 국가는 추상적이다. 책임질 사람을 하나도 안 만들어내도 꿋꿋하게 버틸 수 있다. 미래에까지 갈 필요도 없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공감대이다. 가슴에서 슬픔의 공간이 사라지면 공감의 공간도 함께 사라진다. 소설의 끝은 아마도 작가가 이 책을 쓰는데 모티브가 되었음에 틀림없는 ‘눈물채집자의 주요사건 타임라인’이 있다.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참사를 시작으로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까지 이어진다. 이 소설은 대중에게 소개되는 김철우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 알고 있다. 차기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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