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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讀)한 하루
  • 투 오브 어스
  • 줄리 클라크
  • 19,800원 (10%1,100)
  • 2025-09-23
  • : 940


 





《 투 오브 어스 》 _줄리 클라크 (지은이), 김지선 (옮긴이)

밝은세상(2025) 원제 : The Lies I Tell

 

 

“사기꾼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뛰어난 두뇌와 능수능란한 거짓말? 타인을 조종하는 가스라이팅 능력?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능력? 뛰어난 상황 판단력과 임기웅변 능력? 타인을 주눅들게 만드는 압도적 카리스마?”

 

 

위의 인용 문장에 답을 하라고 하면, 모두 해당된다가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주인공 메그 윌리엄스(이하 메그)는 위의 글에 덧붙여 “내가 생각하는 사기꾼의 뛰어난 자질은 인내심과 신뢰다. 나는 필요에 따라 직업과 신분을 위장할 때마다 현실에서의 나를 참고하여 각색한다.” 내 주변에도 완전 사기꾼은 아니지만, 사기꾼 기질이 농후한 사람이 몇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없어도 있는 척하다가 갑자기 돌변해서 응급상황이라고 손을 벌린다. 그리고 인맥을 강조한다. 연예인 아무개하고 찍은 사진, 대학교수 아무개와 잘 안다는 둥 설레발이다. 간혹 내 앞에서 좀 유명한 그 사람들과 통화를 한다(진짜 통화를 하는 건지, 하는 척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주인공 메그는 어쩌다 스스로 사기꾼으로 이름붙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메그에겐 깊은 트라우마가 있다. 현 시점에서 10년 전으로 시계를 돌리면, 메그가 사기꾼이 된 건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고백한다.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남자들과 데이트를 하고, 간혹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남은 음식을 봉투에 담아 가져오기도 했다. 생필품을 구하기조차 힘들어 원 나이트를 한 남자의 집에서 샴푸, 비누, 치약을 슬쩍해오기도 했다. 잠은 몇 해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가 타고 다니던 미니밴에서 잤다. 밴에서 생활하기 전엔 조부모가 물려준 수백만 달러가치가 있는 대저택에 살았다. 엄마의 첫사랑인 아빠에 대해선 기억이 없다. 대학 하키 선수였는데 유럽으로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메그를 태어나게 해준 사람이지만, 얼굴도 못 봤다. 메그가 아직 미성년일 때 엄마는 두 번째 사랑에 빠졌다. 상대는 론 애시턴이라는 부동산 업자였다. 사기꾼이었다. 메그 모녀가 살던 대저택을 날로 먹었다. 이 소설의 시작이자 끝은 메그와 론의 이야기다.

 

 

복수와 응징의 차이는 말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

 

 

조연급 여인이 한 사람 등장한다. 이름은 캣이다. 신문기자이다. 공교롭게 메그와 얽힌다. 소설은 두 사람이 교대로 등장하면서 이어진다. 메그가 설정한 철저한 시나리오의 실행으로 차곡차곡 정리가 되어간다. 소설 초입에 이미 끝을 살짝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소설의 특징이다. 메그의 타겟에 걸린 인물들이 다양하다. 메그는 돈과 권력을 가진 부패한 남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동료의 연구 논문을 표절한 교수, 이모의 은퇴자금을 꿀꺽한 조카, 어린 여학생들을 성적 쾌락의 대상으로 삼은 교사 출신 교장, 부인을 폭력적으로 억압했던 식품회사 경영자, 그리고 메그의 복수와 응징의 대상인 론 애시턴을 나락으로 보내는 것으로 결말지어진다. 메그가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속으로 응원했다. 들키지 않고 성공하길 바랐다. 나에게도 사기꾼 기질이 있나? 암튼 통쾌하다.

 

 

P.S : 책의 질감이 좋다. 책은 긴장감으로 채워져 있지만, 책의 물성은 따뜻하다. 독특한 내지디자인은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 424쪽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무게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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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의책이야기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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