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_하태완 / 북로망스(2025)
“매사에 견딜 만한 아픔만 있기를 바라요.” (p.045. 무탈하고 무사하게) ... 간혹 지인들에게 안부 톡으로, 안 아프고 살면 더 좋지만, 많이 아프지 말고 하룻밤 자고 나면 거뜬해질 만큼만 아프라고 보낸다. 내 생애 최고의 날은 언제일까? 살아가면서 무엇인가 멋진 일, 황홀할만한 일을 만나기를 기대하지만, 그것은 사실 로또만큼이나 희박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저 무탈하고 평안한 하루가 최고이다. 그런 날들이 모여서 나만의 빛나는 삶이 완성되는 것이다.
“약해도 된다 (...) 그 유약함이, 그 여린 마음이 옳다. 옳은 것에는 어떠한 자책도 어울리지 않는다. 툭 치면 부서져 버릴 것만 같은 것들이 실은 무엇보다 완전하다는 것. 그러니 약해도 된다. 괜찮다. 당신이 가진 약함이 참 예쁘다.”(p.049. 여린 마음이 옳다) ...약함과 강함에 대한 비유나 우화가 많지만 나는 아직도 어렸을 때, 교과서인가? 동화집에서인가 본 바람과 태양이야기가 생각난다. 길을 가던 행인의 외투를 누가 먼저 벗기나 내기했다. 바람이 거셀수록 옷깃은 더 여며졌다. 태양은 큰 수고를 안 들이고 행인의 외투를 벗겼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나도, 당신도 무언가를 해내고 있기에 불안이 가까이 뒤따르는 것이다.” (p.059. 지루한 반복이 쌓이면)...성경에 나오는 말이지만, 외양간에 소가 없으면 외양간은 깨끗할지 몰라도, 소출 즉 생산이 없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 나도 그렇다. 그렇다고 매일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일을 하면 행복할까? 행복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 행복이 오래갈까? 무언가를 해내고 있기에 불안이 뒤따른다는 말에 공감한다.
운동을 배울 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힘을 빼라”이다. 힘을 빼고 어떻게 몸을 움직이라고? 힘을 주되, 쓸데없는 힘은 빼고 꼭 필요한 곳으로 힘을 모으라는 이야기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힘을 빼야 좋은 글, 읽기 편한 글이 나온다. 하태완 작가의 글이 그렇다. 힘을 뺐다. 담백하다. 미사여구(美辭麗句)로 치장하지 않아서 좋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마음에 담았을 만한 말과 마음을 작가가 대신 써준 것뿐이다. 건필을 기원하며,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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