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Review〉
《 근대 한국의 탄생 대한제국 》
_서영희 / 사회평론아카데미 (2025)
한국사에서 대한제국은 다소 소외된 감이 있다. 일제의 침탈과 무관하지 않다. 1897년에 탄생하고 1910년 일제에 의해 병합되어 불과 13년 만에 사라져버린 대한제국. 많이 아쉽다 못해 안타깝다. 대한제국의 생명력이 길었다면, 그 후 한국의 위상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분명한 것은 대한제국은 우리의 마지막 왕조유산이자 근대 한국의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지은이인 국사학자 서영희 교수는 이 책을 한국의 근대국가 형성과정에서 대한제국이 차지하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규명해보려는 의도로 집필했다고 한다.
“우리는 대한제국을 어떻게 기억해 왔는가?”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3부로 편집되었다. 1부 「대한제국의 탄생과 경운궁」에선 새 궁궐 경운궁에서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제국이라는 호칭 속에 ‘자주독립’과 ‘자강(自强)’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2부 「근대 주권국가를 향한 도전」에선 「대한국국제」선포 이후 대외적으로 근대적 주권국가를 표방하면서 황제권이 중심이 되어 근대적 방식으로 충군애국주의를 고취해 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3부 「일제의 국권 침탈과 잊혀진 제국의 기억」에선 대한제국 황제정이 일제의 국권 침탈로 물적, 인적으로 완전히 해체되어 박물관 속의 역사로 사라져 가는 과정이 서술되었다.
에필로그인 「대한제국이 대한민국에 남긴 유산」을 주목한다. 우선 대한제국은 오늘날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에게 ‘대한’이라는 국호를 남겼다. 아울러 수백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중화체제에서 이탈한 것에 큰 의미를 두어야겠다. 1899년 청과 동등한 주권국가로서 한청통상조약을 체결했다. 1902년에는 최초로 베이징에 대한제국 공사관을 개설했다. 고종은 4천 년 만에 대등한 나라가 되었다고 감격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제국이 근대 주권국가로 나아가기엔 힘이 많이 부쳤다. 제국주의 열강의 외면과 친일단체 일진회를 주도한 합방론자들 때문에 결국 한국인들의 삶에 식민지경험이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대한제국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기억은 복잡하고 심란하다.” 이 언급에 깊이 공감한다. 대한제국의 실패와 좌절에 준엄하게 책임을 추궁하는 심리가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 하에서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치욕스런 역사를 마음에서 밀어내다보니 대한제국의 역사도 같은 취급을 받은 것이 아닐까? “근대 한국의 출발점이기도 한 대한제국은 오늘을사는 한국인들에게 어떤 역사적 단계로 기억되어야 할까? 만국공법이 지배하는 근대세계에 나아가고자 주권국가를 지향했으나, 참정의 주체로서 근대적 ‘국민’형성에는 미흡했던 대한제국은 그만큼의 정도로만 근대에 도달했던 이행기의 국가였다.”
특징적인 것은 기존의 대한제국 연구의 문제의식을 토대로 새롭게 문화사 분야까지 연구 시각을 넓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시기의 사진 자료가 많이 실려 있다. 청소년 자녀가 있는 가정에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록으로 「대한제국 주요연표」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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