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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를 찾아서















저는 요즘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아래 인용문이 조금 길지만 옮겨 적습니다.



마오쩌둥, 전쟁터에서도 <루쉰전집> 애지중지


전집은 모두 20권이었다. 보급판과 함께 정장본도 냈다.

일련번호를 붙인 정장기념본은 200질을 만들었다. 

남목(楠木)으로 상자를 만들어 문을 열면 위, 아래층으로 나뉜 아주 품위 있는 가구 형태였다.

정장기념본은 나오자마자 문물 취급을 받았다.

1960년대에 중국에 와서 살다시피했던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는 1938년판 <루쉰전집>정장기념본을 구하고 싶어했다.

소문을 들은 저우언라이가 선물을 하려고 했지만 구할 수가 없었다.

소장자들에게 눈치를 줘도 내놓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쉬광핑(루쉰 부인)이 한 질을 보내주는 바람에 저우는 시아누크에게 체면이 섰다.

쉬광핑은 세 질을 소장하고 있었다.


마오쩌둥도 한 질을 갖고 있었다.

출처는 불분명했지만 일련번호 58번이 찍힌 진본이었다.

틈날 때마다 꺼내 보며 애지중지했다.

전쟁시절 여러 곳을 전전할 때도 <루쉰전집> 정장기념본만은 꼭 챙겼다.

중난하이 입주 후에도 여전했다.

한번은 전집을 뒤적거리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참 보관에 애먹은 책이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보면 노상에서 적과 교전하는 경우가 있었다.

전사들이 등에 나눠 지고 행군하고 전쟁하고 그랬다. 아직까지 멀쩡한 게 기적이다.

나를 위해 등에 지고 다닌 전사들에게 감사해야한다"며 <루쉰전집>을 쓰다듬었다.


중국의 중학생 교과서에 루쉰의 글 대신 량스치우(梁實秋)의 산문을 넣은 지도 몇 년이 지났다.

량스치우도 후스처럼 루쉰과 생전에 각을 세웠던 사람이었지만,

그의 딸에 따르면 죽는 날까지 <루쉰전집>과 <셰익스피어전집>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루쉰의 글이야말로 중국인들의 영혼이며 개개인의 살아 있는 역사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회와 역사, 특히 중국인을 이해하려면 <루쉰전집>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한 사람도 량스치우였다.

한글 완역판이 나올 날도 머지않았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지 4년만인 2018년, 드디어 한국에서도 한글 완역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중국인 뿐 아니라 지금 인간의 사회, 역사, 특히 인간을 이해함에 있어 루쉰전집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중국인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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