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좀 이상하다.
똑같은 글자가 두 개 연달아 있다.
그러니까 미미, 라라, 토토 정도 생각하시면 되겠다. (요새 토토는 안보이든데 어떤년이랑 바람났는지..)
거기다 이름이 약간 차이니즈 스러워서
사람들이 화교라는 오해를 하기도.
물론 가명이냐의 오해는 너무 당연해서 이젠 저렇게 안 물어보면 그게 더 이상하다.
간혹 고객님 성함이? 해서 이 쪽에서 내 이름을 말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백의 백 절대 못 알아 듣는다.
네? 하고 꼭 다시 물어본다.
간혹 알아듣는 상위 0.1% 가 있긴 하지만, 그들도 모모모 맞으시죠? 하고 다시 확인사살 하신다.
나, 알에서 태어난 자손이며
대헌공파 37대손 토종이다.
그리고 내 이름 울 아부지가 지었으며 민증 및 호적 등,초본에 똑같이 적혀있다.
국내산 토종이고, 가명 아닌 실명이다.
처음으로 내 이름을 영어로 적어보았을 때,
이거 잘만 하면 좀 웃기겠는데? 싶어서 적어봤다.
그랬더니 오~ 공원. 청바지. 청바지. 좋다 좋아.
간혹 병신아 Jin 이거든? 하는데 내가 병신스럽긴 하지만 나도 안다. 그러나 부러 저렇게 적었다. 진짜다.
난 뜻한 바 있었다.
공원도 좋아하고 바지는 청바지 밖에 없다.
그리고 공원에는 무조건 청바지가 짱이다.
간혹 카페에 있다가 보면 이런 엄마들을 본다.
'우리 안젤리나 졸리는 공부밖에 몰라요, 취미가 공부라나요?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어머 졸리 엄마 좋겠어요. 우리 브래드 피트는 다 좋은데 애가 거짓말을 못해요. 너무 솔직한거도 사실 흠인데, 이 거친 세상 어찌 살아가려고 애가 그렇게 정직하고 바른지 걱정이 태산이에요'
한다.
그러면 생각한다.
아, 애들이 좀 섞어 섞어구나.
그러나 잠시 후 카페로 그들의 자식 걸어들어온다.
얼굴 보면 누가 봐도 국내산이다.
그러면 엄마가 말한다.
'졸리, 하우아유 투데이? 아유 하피?'
그럼 졸리가 졸린 목소리로 말한다.
'엄마 학원 가기전에 PC방 들려서 인강 30분 듣고 가야하니까 3천원만 줘'
피트 역시 마찬가지
'엄마 학습지 사야돼 3만원'
내 장담하건데 졸리는 인강 들으러 PC방 가는 거 아니다.
가서 게임한다. 그리고 PC방 30분에 3천원 아니다.
그리고 피트는 이따 밤에 엄마가 새로 산 학습지를 보자고 하면 학원이나 학교에 두고왔으니 내일 보여주마 할 것이나, 그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으리...
이들이 좀 더 기특하다면, 어차피 우리 이름이 졸리고 피트인데 이건 뭐 이쯤 되면 사귐질 일지도.
공부가 취미인 졸리는 연애도 취미이며,
절대 거짓말을 못하는 피트는 졸리와 연애중임을 엄마한테 말 안한다.
아무튼 요즘 엄마들. 멀쩡한 애 한국 이름 놔두고 왜 저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