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벨라, 난 네가 재능도 있고 의욕도 있다고 생각해.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고, 네가 바라는 것보다는 이하야. 그러나 재능과 의욕을 가진 사람은 많아.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대다수가 그 어느 곳에도 이르지 못해. 그건 단지 인생에서 그 어떤 것이라도 하기 위한 시작에 불과해. 자연이 선사한 재능은 육상 선수의 힘과 같지. 어느 정도 능력을 가지고 태어날 수는 있지만, 자기가 타고나기를 키가 크거나 강인하거나 빠르다는 이유만으로 육상 선수가 되는 건 아니야. 육상 선수나 예술가를 만드는 것은 노력과 연습과 기술이야. 네가 가지고 태어나는 지성은 단지 총탄에 불과해. 그걸 가지고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네 정신을 정밀 조준기가 달린 무기로 만들어야 해."
"왜 무력적인 직유법을 사용하지요?"
"모든 예술 작품은 공격적이야, 이사벨라. 예술가의 삶은 모두가 작거나 커다란 전쟁이야. 우선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야만 하는 전투로 시작하지. 네가 원하는 것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야심이 있어야 하고, 그런 다음에 재능과 지식이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기회가 와야 해."
이사벨라는 내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천사의 게임> 中
손에 잡힐 듯한 장면들이 많다.
요즘은 도대체 소설이라는 게 뭔가, 싶기도 한데 타인의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답과는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독자란 뭘 하는 사람인가, 에 대한 답만 착실히 쌓아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