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걷듯이 읽고, 읽듯이 걷고

단어 하나 때문에, 문장 하나 때문에 책을 구매하고 싶을 때가 있다. 




조현병



무탈하시라고 말하고 싶지만 빈 껍데기 같은 말. 말 대신 책 한권 사드리는 게 낫다.













올여름의 인생 공부


                                  최승자


모두가 바캉스를 떠난 파리에서

나는 묘비처럼 외로웠다.

고양이 한 마리가 발이 푹푹 빠지는 나의

습한 낮잠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사라졌다.

시간이 똑똑 수돗물 새는 소리로

내 잠 속에 떨어져 내렸다.

그러고서 흘러가지 않았다.


엘턴 존은 자신의 예술성이 한물갔음을 입증했고

돈 매클레인은 아예 뽕짝으로 나섰다.

송*식은 더욱 원숙해졌지만

자칫하면 서**처럼 될지도 몰랐고

그건 이제 썩을 일밖에 남지 않은 무르익은 참외라는 뜻일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다르게 사랑하는 법

감추는 법 건너뛰는 법 부정하는 법.

그러면서 모든 사물의 배후를

손가락으로 후벼 팔 것

절대로 달관하지 말 것

절대로 도통하지 말 것

언제나 아이처럼 울 것

아이처럼 배고파 울 것

그리고 가능한 한 아이처럼 웃을 것

한 아이와 재미있게 노는 다른 한 아이처럼 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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