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이름이 낯설어서 적었다. 두번 다시 못오겠지 아마, 하는 생각에 괜히 비장해진다. 매일매일이 다시 오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
이젠 여행지에서 기념품을 잘 사지 않는다. 언젠가는 쓰레기가 되는데 버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남는다. 지금 이 순간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이도 한 몫 했고.
사람보다 소가 많은 나라에 왔으니, 돼지고기보다 소고기가 싼 나라에 왔으니 고기 한번 먹어봤다. 그간 여행은 자주 다녀도 먹는 것에 별 관심이 없어 식탐한 적이 거의 없다. 아니 여행을 자주 다니기 위해서 식비를 아꼈다고 해야겠다.
이젠 그런 생각도 접으니 고기가 입으로 들어온다.
소식해야 한다며 스테이크 1인분 시켜서 둘이 나눠 먹으며 흐뭇했다. 포도주까지 곁들이니 부러울 게 없다. 참고로 여기 1인분은 보통 600g 이라고 한다. 예전엔 1kg이었다나. 맛있게 먹고 와서 한숨 자고 났는데 다시 배고파서 누룽지를 끓여 먹었다.
내 인생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행위는 일종의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