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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듯이 읽고, 읽듯이 걷고

1. 나이 60이 저만치 지나갔건만 아직도 모르는 게 많아서, 여전히 하루 해가 짧은 요즘.



 

꽃송이 버섯이다. 이름도 예쁘고 맛도 꽃내음이 살짝 풍기는 듯한, 감성 풍부한 맛이라고나 할까. 적절하게 표현하기 어려운데... 식감은 부드럽다. 착한 이웃 덕에 조금 얻어 먹었다.


2, 끊어진 폰툰다리 연결하는 걸 돕다가 폰툰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그 위에 살짝 올려놨던 장화가 개울에 빠졌다. 물살이 빨라서 건져 볼 엄두도 못내고 말 없이, 인사도 없이 조용히 보냈다. 장화는 둘째치고 폰툰이 반으로 접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니까 순서가 이렇다. 비가 왔다>> 폰툰 한 쪽 밧줄이 끊어져서 맞은 편 개울가로 밀렸다>>끊어진 쪽을 원래 자리로 밀어 놓고 다시 밧줄로 고정시키다가>> 폰툰이 뒤집어졌다>> 체인 블록을 사용하여 다시 원래 모습으로 뒤집는 중에 폰툰이 반으로 접혔다. 흡사 나무 토막이 반으로 꺾인 듯한 모양새다.>>어찌어찌해서 겨우 원래 모습으로 돌려 놓는데 성공>> 잠시 후 반으로 꺾인 부분에 생긴 변형으로 다시 뒤집어짐>> 뒤집어진 상태에서 겨우 양쪽 연결, 일단 지나다닐 수 있게 되었다. 오전 시간이 다 날아갔다. (거의 모든 작업은 남편이 혼자 했고 후반부에 이웃분의 도움이 있었다.)


이렇게 설명을 한들 글쎄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폰툰이란 단어부터 낯설 터이다. 설명하다보니 '원래' 란 단어가 줄마다 들어갔다. 요령부득이다. 


개울에 다리 하나 놔달라고 20여 년 간 군청에 읍소했건만... 


맨발로 언덕을 오르며 오두막으로 향하는데 분노인지 슬픔인지 체념인지 모를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에이 씨~ 책이나 읽자.


3. 한겨레신문 칼럼 중에 <김현아의 우연한 연결>을 즐겨 읽는다. 며칠 전 칼럼 ' 휴가 때 책 한권 어떠세요?'를 읽고 도서관에서 책 한권을 빌렸다.















'휴가 때 이런 무겁고 진지한 책을?'이라고 아마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제목이 주는 중압감이 있지만 그 선입견만 털어낸다면 장담하건대 이 책은 추리소설이나 연애소설만큼이나 재미있다. 주변의 청년들과 청소년들과 함께 읽으며 검증한 책이니 부디 나를 믿고 한번만 읽어보시라.......


이렇게 시작되는 글을 읽고 도저히 궁금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작가 선안나는 낯설었으나 ' 이 책을 집필하느라 이 년 동안 다른 글을 쓸 수 없었'다는데 이 또한 도저히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책에 대한 내용은 저 칼럼을 검색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항일투사 안재홍에 특히 관심이 갔다. 안재홍 생가가 있는 동네를 무수히 지나쳤는데도 한번도 관심을 둔 적이 없었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중학교 때 내 짝꿍이 살던 곳. 그 짝꿍에게 물어보니 안재홍 투사의 며느리가 초등학교 때 담임이었단다. 짝꿍 아버지가 안재홍 생가의 초가집 지붕 이엉을 다시 입혀주기도 했단다. 오늘 들은 얘기다.



항일투사 안재홍을 몰라봐서 참 부끄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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