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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듯이 읽고, 읽듯이 걷고

한겨레신문 토요판(2024.04.20.)에 실린, '홍세화의 마지막 인사' 기사에 눈이 오래 머문다.


- 특별히 남기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한참을 생각한 뒤) 그냥 떠오르는 이야기 할게요. 2002년에 귀국할 때, 제가 스스로 다짐한 게 있었어요. 하나는, 나 자신을 위한 글은 쓰지 않겠다. 다른 하나는..., 내가 (프랑스에서) 난민과 이주노동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나와 같은 처지로 한국에 와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겠다. 그 두 가지였는데, 약속을 충실히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자신을 위한 글은 쓰지 않겠다.   


한 권의 책에서 한가지만 건져도 그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있고, 한 사람에게서 한가지만 배워도 그 사람은 나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데, 홍세화 이 분에게선 셀 수 없는 배움을 얻는다. '나 자신을 위한 글은 쓰지 않겠다.'는 저 꼿꼿한 생각을 생의 마지막까지 다짐했다니 새삼 그의 글이 지닌 품격과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허투루 살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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