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사회적 기반이 취약한 빈곤층 청소년들은 학교체계 외에 다른 곳에서 교육자본을 획득할 기회를 갖기 어렵다. 이들에게는 학교에서의 성공이 인생의첫 성취이자 유일한 성취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교는 사교육과 입시 정보등으로 대표되는 가족의 뒷받침 없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운 곳이 되어버렸다. 빈곤층 청소년들은 취약한 가족 자원 때문에 학교에 의존해야 하는데, 학교가 가족 배경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사다리를 걷어차는 제도인 셈이다. - P266
대학 졸업장과좋은 스펙을 갖춰 양질의 일자리에 진입하느냐 못하느냐는 이제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가족 배경에 달려 있다. 청년이 오랜 기간 취업을 위해 고스펙을 쌓으려면 가족의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족 배경이 취약하고, 고졸에, 변변한 기술도 장착하지 못한 청년은 ‘하향 취업‘ 하는 대졸자들에게 밀려 3D 업종에 종사하거나,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에 머물게 될 것이다. 청년 빈곤은 철저히 계층의 세습이자 불평등한 노동시장 구조의 산물이며, 빈곤 대물림의 징후이다.- P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