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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 옹달샘

학교에서 친구사랑주간 행사로 친구자랑 글짓기를 했단다.

 

유치원을 같이 다니고 입학도 같이 했다가

 

몇 년 전에 전학 간 중원이 이름을 요즘 갑자기 계속 들먹이는데

 

이번엔 작년에 전학 온 한웅이가 산골소년 자랑을 해주었다고 선생님께서 문자를 보내주셨다.

 

 

내 친구 **이를 소개합니다.

**이는 블럭을 잘 만듭니다. 그리고 한 번 본 것은 기억을 잘한다.

**이는 그림을 잘 그리고 색칠도 잘 합니다. **이는 정리정돈도 잘 합니다.

**이는 성격도 좋고 착한아이지만 다만 전화기, 컴퓨터를 너무 좋아해서 가끔 문제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는 좋은 아이입니다. 또 **이는 선생님이 시키는 것도 잘 합니다. 이상으로 **이 자랑을 마칩니다.

 

2016/7/4 한웅이가

 

 

지난 봄 수학여행을 갔을 때는

 

잡월드에서 포인트를 획득해서 받은 블럭 장난감을

 

승환이가 산골소년에게 선물해주기도 했다.

 

엄마는 친구들이 고맙게도 산골소년을 있는 그대로 큰 편견없이 받아들이고

 

그리하여 이미 다섯 해 동안 별다른 문제없이 함깨 해오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아빠는 놀림 당하고 따돌림 당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이 지나친 나머지

 

술 취한 밤이면 친구들이 뭐라고 놀리느냐고 산골소년을 다그쳐서

 

결국 눈물 흘리게 하는 날들이 종종 있다.

 

엄마도 염려하는 문제이고 아빠 마음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서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산골소년에게 오늘 학교에서 뭐했느냐고 물었더니

 

5학년 친구들이랑 교실에서

 

라는 평소와는 다른 대답을 웃는 얼굴로 들려주었다.

 

사실은 아침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문을 들어서는 것만 보아도

 

지금 이 순간 스스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문을 열고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으니

 

엄마아빠의 괜한 의심과 욕심은 똘똘 묶어 멀리 버려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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