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우아한 소설을 만나다
rosenkranz 2017/01/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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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개의 강에 천 개의 달이 비치네 1
- 소려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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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 2001-07-18
: 20
"삼가다"
" 사랑이란, 잘못한 사랑이란 없습니다. 그 사람을 이미 당신 마음으로부터 사랑하였으므로 결국은 일생동안 바꿀 수 없을 것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뒤돌아보지 말아야 하며, 다만 밝고 확실히 하여야 합니다.
사람은 깊이 자신의 의지를 모으고 자기 마음을 붙잡아야만 넉넉한 사랑을 할 수 있으며, 이미 넉넉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이 가지기 위해서 반드시 붙잡아 둘 필요는 없습니다.
장자가 말하였는데 '자연이란 금을 산에다 숨기고, 진주를 연못에 숨겨둔 것과 같다(若然者藏金於山藏珠於淵) .'고 했습니다.
......중략...
정관이 삼가 썼습니다."
대만 작가 소려홍의 소설 <<千江有水千江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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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의 메이메이가 예전에 소설 두 권을 선물했는데 둘 다 심상에 남았습니다. 그 하나는 신영복 선생이 번역해 유명해진 다이호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이고 , 나머지 하나는 바로 위의 소려홍의 소설입니다. 둘 다 작가의 깊은 사색이 담긴 우아한 책으로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다행히 번역본이 있습니다.
<천 개의 강에 천 개의 달이 비치네>는 원래 따온 불교의 가르침이죠. 본디 실체의 달, 즉 진리는 하나지만 받아들여서 퍼질 대는 수만 수천의 길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만 여기선 사랑하는 사람이 달이겠지요. 대만의 전통적인 가문에서 자라난 정관이란 소녀의 성장기와 첫사랑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표지의 아래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이십 오년. 세월 따라 우리는 늙었건만 추억은 늙지 않았구나. 옛이야기 밖의 우리는 순진함을 잃었건만 이야기 속의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움켜쥐고 있네...>
2.
얼마전에 죽림칠현에 관한 책을 읽다가 책의 말미에 "삼가...이 썼습니다."란 표현을 보았는데 이 소설에서도 다시 발견하곤 "삼가"란 말에 매료되었습니다. 일종의 형식처럼 보이지만 그 '삼가'란 말에 '文"과 그 글의 대상에 대한 존중과 겸허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 <<예기(禮記)>>에도 나오듯 관계의 예 역시 '삼가고 정중하고 성실하게 지낸 후에야 가까워지는 것'이겠지요.
* 사랑이 왜 인의예지신의 총합인가를 다시금 생각하며 삼가 몇 줄 보탭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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