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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이 되고자하는 초짜 독서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리영희 선생이 어떤 분인지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냥 막연하게 과거 독재정관 시절에 불의에 항거하던 학자 중 한분인 줄만 알았는데, 리영희 선생의 삶과 사상 전체를 살펴볼 수 있는 이 책을 읽고 나자, 리영희 선생이 정말로 어두운 그 시절 한줄기 빛 같은 존재였고, 지금도 뿌리깊이 사회 곳곳에 박혀있는 우상을 그 옛날에 앞장서서 타파해온 정말로 대단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뒤늦게나마 이 책을 통하여 우리 근현대사에 큰 역할을 해오신 리영희 선생을 알게 된 점이 무엇보다 감사했고, 그와 함께 가장 역동적이고 또 고단하며 암울했던 시기의 역사적인 순간순간에 몸소 사회적인 부조리와 그것을 둘러싼 정권의 선전논리를 깨뜨려온 선생의 삶을 통하여 우리 근현대사 전반을 조감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큰 매력이었다.


해방직후 우리 국군의 실상(p122 이하), 한국전쟁의 야만성,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서 무수히 사용해왔고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빨갱이 만들기의 다양한 사례, 기자생활의 실상 등을 리영희 선생의 담담한 회고를 통하여 비교적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신이나 종교에 대한 선생의 생각(p506 이하) 부분을 읽고는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종교관과 상당부분 비슷한 점이 많아 큰 공감을 느꼈으며, 베트남 전쟁의 진실(p339 이하) 부분을 읽고는 최근의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관련하여 벌어지고 있는 논쟁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미국은 과거에나 지금에나, 또 앞으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언제든 전쟁을 할 것이고, 미국이 전쟁의 명분으로 삼는 모토가 무엇인지 상관없이 침략당하는 상대국가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점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리영희 선생이 그토록 치열하게 정권에 의하여 의식화된 국민을 깨우치기 위하여 열심히 활동하시던 때로부터 수십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지금도 너무나 많은 우상이 판치는 시대에 사는 것 같다. 다행히 리영희 선생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지금은 적어도 우상을 우상이라고 지적하는 것만으로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끊임없이 우상을 만드려는 정권의 생리나, 정권과 지배세력의 이익에 맞추어 우상을 확대 재생산하는 집단은 여전히, 아니 그 어느 때보다도 건재한 듯하다. 그들은 이제, 정권이 아닌, 국민의 이름으로 그러한 우상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는 듯하다. 현실은 여전히 우울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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