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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정현종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겸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르쳐주신 정현종 선생님의 흰머리가 그리운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 사람이 치사하게 더럽다는 것도, 세상이 졸렬하고 비겁하단 것도, 다 보아낸 흐린 눈빛... 그러면서도 그 모든 걸 온기로 담아낸 수려하지도 멀끔하지도 앟은 늙은 시인의 눈동자...
곁에 있는 한 사람조차 나에게 그림일 수 없는 때가 있었다. '모두의 친구이자 누구의 친구도 아닌 그런 쿨한(?) 상태로 계속 살아버리고 싶은 것' 이라고 누군가는 말해주던데. 불교에서 말하는 '좋은 인연' 이란 그 사람이 나를 만나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조금 더 행복하게 되는 것..인가 싶다.
생각해보니, 지금 내가 품고 있는 이름들, 그리워하고 있는 이름들은 내 안에 있는 그 나마 괜찮은 면들을 조용히 끄집어 내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드네. 난 그렇게 하고 있나..? 신경질적이고 독사같이 며칠 살다보면 곧 그런 생각을 하게된다. 커다란 화두에 대해 자꾸 그 시점에서의 정의를 내려보는 그런 습관이 있는데, 사실 '정의' 가 아니라 휙 지나가는 '바람(wind)' 같은 '바람(wish)' 이겠지.
지금 나에게 '사랑'은 사람이 만나서 주변 소중한 사람들의 가슴까지 환하게 비추어 주며 함께 기뻐하며 나누는 것. 보편의 사랑이건, 둘만의 사랑이건.
Anyway, I wisy your happy Christmas!
ps. "To me, you are perfect..." 언젠가 꼭 써먹고 싶었던 말.. 내년 크리스마스엔 꼬옥~이요 산타할아부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