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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

 


2004.11.19

난, 설마 영주가 죽었을라구... 동구의 예쁜 동생 영주가 죽었을라고, 오빠보다 먼저 글을 깨우쳤지만 동구가 예뻐하기만 한 동생 영주가... 나는 이러고만 있었다. 그런데 영주가 죽었다.

이처럼 가혹할까? 동구에게 왜 그렇게 일찍 죽음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 물론, 이건 지금 생각이다. 그 부분을 읽을 때 어찌나 심란했는지 최근 몇 달 동안 읽은 책 중 이렇게 심란했던 장면이 있었던가...

영주가 죽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의 상황도, 그러니까 박정희가 죽었지만 다시 군부가 정권을 잡은 상황에 대한 생각도 그 순간은 잠시 멈췄었다.

영주의 죽음은 무엇이었을까? 겨우 4살 짜리 아이의 죽음은... 그것도 나무에 매달린 감을 따려다 오빠의 목에서 떨어진 영주의 죽음은...

동구는 아름다운 정원, 자기네 정원도 아닌 동네 어느 집의 정원에게 작별을 고하고 영주의 죽음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건 소년 시절과의 작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어른이 됐어도 어쩌면 영주에게는 인사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덧. 발행일을 보니 2002년 7월이다. 월드컵 4강의 달콤함에 젖어 있을 때 세상에 나왔지만 소리없이 강해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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