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전체보기

알라딘

서재
장바구니
雨中山冊
  • 아트 캐피털리즘
  • 이승현
  • 18,000원 (10%1,000)
  • 2021-11-25
  • : 207

덕분에 끝도 없는 읽을 목록을 얻었지만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의 눈으로 냉정하게 미술시장을 해부하고

예술을 예술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의 지평을 넓혔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의 미술사를 기술해야 하는 의의를 얻은 것만으로

이 책은 너무도 큰 값어치를 한다. 




"서구 열강의 절대적인 힘의 우위 속에 나타난 문화의 일원화 현상으로 인해 각국의 미술사가 서구의 미술사조를 순차적으로 도입한 역사로 기술되면서 서구 모더니즘은 원본의 지위를, 주변국의 미술은 모방의 지위를 부여받게 됩니다.
근대 이후 서구 모더니즘 미술을 전 세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보고자 하는 이유는 바로 원본을 직접 보고자 하는 열망의 표출에 다름 아닙니다. 그런데 근대화 과정을 끝내고 서구와 동등해진 상태에서 자국의 미술사를 되돌아보면, 비로소 도입의 역사는 습작의 역사일 수밖에 없으며 서구를 도입했다는 사실이 자국 미술의 세계 미술에서의 위상 제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 P15
"서구 미술시장은 지난 100여 년 동안 소수의 고급정보를 쥔 사람들이 그 정보를 이용해서 작품을 먼저 구매하고 담합하고 작전을 벌이면서 유지되고 발전해 왔습니다. 서구 시장 중심 미술제도의 역사를 배우는 것은 화상과 화가, 컬렉터, 미술관과 이론가 등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간의 지속적이고 주도면밀한 담합과 작전의 노하우를 배우는 일입니다."- P21
아트페어가 주요한 판매 창구가 되면서 메이저 갤러리와 그들의 작가를 자국 내에서 판매하던 지역 갤러리 사이에 이해의 충돌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메이저 갤러리가 전 세계 주요 거점 도시에 직접 지점을 개설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국제금융질서가 심판과 선수들이 함께 경기를 벌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 세계미술계는 서구 유명 미술관과 메이저 갤러리가 나눠주는 한정된 초대권을 받아야 그나마 함께 겨룰 기회라도 잡을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P275
이분법에 근거한 서구 근대의 전형적인 물음은 주체의 동일성(identity)을 정의하면서 항상 타자의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서구 근대의 인간 중심주의는 동시대 철학과 현대물리학이 바라보는 인간과 세상, 나와 타자의 구분, 그리고 이들간의 타협 불가능한 적대관계를 낳고 있습니다. 반면 오늘날의 사상가와 과학자들의 해법은 모두 __인간이 아닌 모든 개별적인 대상을 존중하고 그 실재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__합니다. 그리고 주체와 객체, 인간과 비인간, 진리와 거짓, 선과 악과 같은 이분법적 사유를 배제한 이들의 사유는 이런 대립항들이 서구와 달리 연속성을 지닌 동아시아의 사유와 유사합니다. 육후이는 서구의 비극와 중국의 산수화에서 발견하는 미적 사유가 공히 이러한 대립의 해소를 향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비극에서는 이 해소가 영웅의 의지나 용기로 이루어지는 것에 반해서, 중국의 산수화에서 대립의 편재는 회화의 역동성을 산출해서 오히려 도를 현시한다고 말합니다.- P291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