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눈"과 독자의 눈먼 "마음"이 만나는 것을 '독서'라 부를 수 있다. 즉 작가는 독자의 눈먼 마음에 눈이 되어주며 독자는 결국 작가의 눈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읽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눈먼) 마음이 눈을 뜨는 것은 작가의 몫이 아니라 독자의 몫이다. 독자-작가의 2인 3각은 어느 틈에 독자의 '나를 낳는' 순간에 이르게 된다. 그때 작가는 독자 마음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한국전래동화의 새로운 해석>의 촘촘하고 놀라운 분석, 집요한 자료추적과 인내심 깊은 정리를 다른 책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좋은 책은 설레임을 통해 책을 넘어서 인생의 문턱을 넘게한다. 천국은 자신을 숨길 곳으로 눈먼 마음을 택했다. 그 마음이 눈을 뜰 때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 아니 이곳을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눈먼 세상에 대해 먼저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한국전래동화의 새로운 해석>이 그랬고, 이 책도 마찬가지다. 천국으로 들어가는 어린이 마음, 그것을 만날 수 있는 시공간이 책이라면 그것은 가히 천국의 기쁨에 가까운 책이 아니겠는가? 황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