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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 해람, 그리고 조선인
  • 결혼.여름
  • 알베르 카뮈
  • 7,920원 (10%440)
  • 1989-06-01
  • : 4,114

책을 다 읽어도 왜 결혼인지 이해 못 하고 독서모임을 통해 자연과의 결혼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재독해도 여전히 결혼은 뜬 구름 잡는 소리로만 들린다. F들은 그릴 듯이 아름다운 자연 묘사에 함께 여행 하는 기분마저 느꼈다니 그저 경이로웠다.


차라리 여름은 이해 가능. "겨울의 한가운데에서 나는 마침내 내 속에 억누를 길 없는 여름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1939년에서 1953년까지 집필된 여름 관련 수필은 전쟁을 앞 둔 불길한 긴장, 기필코 벌어진 전쟁에 대한 분노, 전쟁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심화되는 이념 갈등에 대한 작가의 고뇌가 충실히 담겨 있다. 


다만 여러 출판사를 비교해 본 결과 책세상 출판이 제일 후지다. 편집자주는 전혀 없고, 아예 교열한 흔적도 없다. 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을 것 권장.

<나쁜 사례 몇 가지>

52쪽 "내가 너한테 6-35를 엥기게 되면 어쨌거나 몇 방 먹는 건 매일반이거든" ->6-35는 6-35 구경 권총을 의미한다는 걸 다른 출판사 책으로 알아냈다.

139쪽 "그리스 사람들은 의지에다가 이성의 테두리를 그어두었던 반면 우리는 마침내 이성의 중심에 의지의 충동을 갖다 놓음으로써 이성이 살인적으로 되게 하고 말았다" -> 일본식 번역어 문구의 전형+경상도식 구어체. 김화영 교수는 분명히 경상도 사람이라고 큰소리 치고 검색해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경상도 사람이다. 틀린 문법은 아니지만 편집자가 "그리스 사람들은 의지에 이성의 테두리를 그어두었던 반면, 마침내 우리는 이성의 중심에 의지의 충동을 가져다 놓음으로써 이성을 살인적인 것으로 만들고 말았다"라고 했으면 덜 난해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편집자가 경상도 특유의 과도한 조사와 모음 축약, 사역형 어미를 전혀 손 볼 생각을 안 했다는 것에 경상도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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