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Against the Monstrous Regiment

- "성도의 공동생활"은 CGNTV "복음책방, 신앙을 읽다"에서 다섯 번째로 다루어진 책입니다. 앞의 페이퍼에선 방송에서 처음으로 다루어진 "천로역정"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이번 페이퍼에서 세 권을 건너뛰고 다섯 번째로 다루어진 책에 대해 얘기하는 까닭은 두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 다루어진 책들은 저마다 하나의 출판사에서 펴낸 책만 팔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책들을 읽어 보시려면 뭘 골라야 할지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성도의 공동생활"은 독일의 '행동하는 양심'이라든지 '천재 신학자' 같은 수식어가 붙는 디트리히 본회퍼가 쓴 책입니다. 본회퍼는 루돌프 불트만이라든지 위르겐 몰트만과 더불어 가장 잘 알려진 독일의 신학자입니다. 칼 바르트라든지 폴 틸리히도 독일 출신이지만 바르트는 스위스에서 틸리히는 미국에서 주로 활동했죠. 본회퍼는 바르트와 더불어 나치스에 맞서 투쟁한 '고백교회'운동을 이끌었습니다. 불트만도 '고백교회'운동에 참여했고 프랑크푸르트대학교에서 해직된 틸리히는 미국에 있는 유니언신학교로 떠났습니다.


바르트가 쓴 책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교회교의학"은 13권이 다 번역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학계에 내려진 축복이긴 한데 신학 전공자가 아니면 꽤 읽기 어렵습니다.


꼭 신학을 전공하는 데까지 나가진 않더라도 신학 서적을 읽는 데 익숙해지신 분이라면 바르트 전문가셨던 고 박순경 교수가 옮긴 1/1권만이라도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버클리에 있는 연합신학원의 정승훈 교수가 쓴 "칼 바르트 말씀의 신학 해설"이랑 같이 읽으시면 도움이 될 텐데 이 책도 전공자가 아니면 어렵긴 합니다.



바르트가 쓴 책들 가운데에선 기독교 출판사 복 있는 사람에서 펴낸 "개신교신학 입문"이 입문서라고 할 만합니다. 그리고 바르트가 쓴 책들 가운데에선 성공회 출판사 비아에서 펴낸 "설교자의 기도"가 가장 읽기 쉽습니다. 바르트의 기도 모음집이라서 신학 서적이 아니라 신앙 서적이라고 할 수 있죠. 쉽지만 바르트를 알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펴낸 세인트멜리터스대학교의 마이클 레이든 교수가 쓴 "칼 바르트"도 바르트에 대한 입문서로 좋습니다.


불트만이 쓴 책들은 거의 절판됐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신화"는 불트만의 신학을 알고자 할 때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고 안병무 교수의 신학을 아는 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틸리히가 쓴 "프로테스탄트 시대"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역사뿐 아니라 프로테스탄티즘의 세계관을 알 수 있는 책이고 "그리스도교 사상사"는 초대교회부터 종교개혁까지 기독교 사상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소개해드린 세 권의 책을 다 권하고 싶긴 한데 역시 신학 전공자가 아니면 읽긴 어려우실 겁니다.




- 알라딘에서 검색창에 "성도의 공동생활"을 치면 프리셉트에서 펴낸 책이랑 복있는사람에서 펴낸 책이 뜹니다. 기독교 출판사 프리셉트에서 펴낸 책의 제목 앞엔 "현대인을 위한"이란 수식어가 붙어 있는데 이건 출판사에서 붙인 겁니다.


"현대인을 위한"이란 수식어는 나온지 너무 오래된 책이라서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다듬었을 때 붙습니다. "천로역정"은 1678년에 잉글랜드에서 나온 소설입니다. 1678년에 쓰였던 영어가 지금 쓰이는 영어랑 많이 달라서 그때 나온 "천로역정"을 그대로 읽는 건 지금의 영어 사용자들한테도 어려운 일입니다. 앞의 페이퍼에서 얘기했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판매량순 맨 위에 올려져 있는 "천로역정"도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다듬어진 책입니다. 근데 "성도의 공동생활"은 1939년에 독일에서 나온 책입니다. 현대인들이 읽기 쉽게 다듬어야 할 만큼 오래된 책이 아니란 거죠. 밑에서 얘기할 책들과 견주어 볼 때 번역이 크게 다르지도 않은데 왜 "현대인을 위한"이란 수식어가 붙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서문엔 1940년 독어 판본 두 권에 기초하고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근데 기초하고 있단 말이 무슨 뜻인지 애매하고 정작 독어 직역본이란 설명은 없습니다. 책의 겉표지와 속표지에도 영어 제목은 쓰여 있는데 독어 원제는 안 쓰여 있죠. 이 책은 총신대학교의 조현진 교수가 옮겼습니다. 소개를 보면 조현진 교수는 미국에서 유학한 미국교회사 전문가지 독문학을 전공했다든지 독일에서 유학했단 설명은 없습니다.




- 방송에 나왔던 건 복 있는 사람에서 펴낸 책입니다. 본회퍼가 쓴 책들 가운데 성도들에게 사랑받는 책 세 권에 대한 얘기가 방송에 나왔는데 2016년에 복 있는 사람에서 '디트리히 본회퍼 대표작' 시리즈로 펴냈습니다. 우리글이랑 독어 원제만 담긴 표지 디자인이 나치스에 맞서 폭력 투쟁을 펼치다가 처형된 순교자 본회퍼와 잘 어울리죠. 다만 빨간색의 표지는 "성도의 공동생활"보다 "옥중서신"에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합니다.


복 있는 사람에서 펴낸 "성도의 공동생활"은 정현숙 번역가가 옮겼습니다. 독문학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살고 있는 번역가가 옮긴 만큼 독어 번역의 정확도에 믿음이 갑니다. 다만 전문적인 신학자가 옮긴 책을 고르시고자 하는 분은 밑에서 얘기할 책을 택하셔야 합니다.


2016년에 '디트리히 본회퍼 대표작' 시리즈로 세 권의 책을 펴낸 복 있는 사람에선 2019년에 '디트리히 본회퍼 대표작' 시리즈로 두 권의 책을 더 펴냈습니다. "그리스도론"은 정현숙 번역가가 옮겼고 "창조와 타락"은 여수 돌산에 있는 갈릴리교회의 김순현 목사가 옮겼습니다. 김순현 목사는 아브라함 헤셸의 "안식"을 다루었던 방송에서 도움 말씀을 해주셨죠. 김순현 목사가 옮긴 책은 뭐든지 믿고 읽을 수 있습니다.








복 있는 사람에서 펴낸 "디트리히 본회퍼"는 본대학교의 에버하르트 베트게 교수가 쓴 본회퍼의 전기입니다. 베트게는 본회퍼의 제자이자 친구였는데 본회퍼의 유고를 편집해서 세상에 알렸습니다. 베트게는 본회퍼의 조카딸과 결혼해서 본회퍼 일가와 한 가족이 되기도 했죠. 그래서 이 책은 가장 권위 있는 본회퍼의 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출판사 포이에마에서 펴낸 "디트리히 본회퍼"는 뉴욕에 있는 킹스칼리지의 에릭 메탁사스 연구원이 쓴 본회퍼의 전기입니다. 영문학을 전공한 메탁사스는 베트게처럼 전문적인 신학자가 아닙니다. 그래도 소설처럼 쉽게 읽혀서 본회퍼에 대한 입문서로 괜찮습니다.


소개해드린 두 권의 본회퍼의 전기는 다 김순현 목사가 옮겼습니다. 믿고 읽을 수 있단 얘기죠.




- 대한기독교서회에서 펴낸 책은 제목을 "신도의 공동생활"로 옮겼습니다. 방송에 나온 제목이랑 달라서 낯설 수도 있지만 전문적인 신학자가 옮긴 책을 고르시고자 하는 분은 이 책을 택하셔야 합니다. 이 책은 대한기독교서회에서 '디트리히 본회퍼 선집' 시리즈로 펴낸 여덟 권의 책 가운데 하나인데 "신도의 공동생활"이랑 "성서의 기도서"가 담겨 있습니다.



전문적인 신학자들이 옮긴 '디트리히 본회퍼 선집' 시리즈는 본회퍼의 신학을 알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이 되는 책들입니다. "신도의 공동생활"을 읽고 본회퍼의 신학을 더 알아보고자 하는 분은 '디트리히 본회퍼 선집'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어 보시면 됩니다.



이 책은 성공회대학교의 손규태 명예교수와 감리교인천성서신학원의 정지련 교수가 옮겼습니다. 손규태 명예교수는 몰트만이 쓴 "디트리히 본회퍼의 사회윤리"를 연세대학교의 김균진 명예교수와 같이 옮기기도 했죠.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은 서울신학대학교 100주년 기념강좌에서 한 몰트만의 강연을 펴낸 책인데 몰트만에 대한 입문서로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영생을 믿는다"는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몰트만이 쓴 마지막 책이기 때문에 몰트만의 신학을 알고자 한다면 읽어야 할 책입니다. 몰트만의 신학을 더 알아보고자 하는 분은 대한기독교서회에서 17권으로 펴낸 '몰트만 선집'을 읽어 보시면 됩니다. 13권부터 17권까지는 신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읽을 수 있는 책들입니다.




- 나치스에 맞서 투쟁하다가 처형된 사람들 가운데 본회퍼 못잖게 잘 알려진 사람들이 '백장미'입니다. 옆의 책들을 읽어 보신다든지 영화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을 보시면 본회퍼가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시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 "성도의 공동생활"을 다루었던 방송이 '선한 능력으로'란 찬송가를 부르는 걸로 시작됐던 걸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 찬송가는 본회퍼가 쓴 시에 곡을 붙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치스에 맞서 폭력 투쟁을 펼치다가 처형된 순교자 본회퍼의 신앙이 담겨 있는 찬송가입니다. CCM 가수 나무엔의 "시간에 닻을 달다" 앨범에 실려 있는 이 찬송가를 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