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이 온 마음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다.
각양각색의 오목골 사람들은 저마다의 우주에서 포근하게 유영하며 살며 서로의 우주를 인정해 주고 존중해 준다. 스스로 자정 기능을 가진 동네랄까. 악인이 등장할 수가 없다.
표범의 울음소리와 함께 마법 같이 나타난 세살바기' 루비'가 여관집 주인 어뷰터스 부인에 의해 길러지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들이 펼쳐진다. 함께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서로 힘들 때 도와주고 아픔을 치유해주며 속사정(마음)을 들어주는 것.
오목골 사람들은 누군가 무엇을 훔쳐간다면 그만큼 힘든 일이 있고 절박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눈감아 주고 안아주는 소박한 사람들이다. 그 속에서 자라는 루비는 누구에게나 상냥하고 명랑하며 건강한 아이로 자란다. 그렇지 않을 수가 없다. 루비가 어떻게 해서 오목골로 오게 되었는지는 꿈(마법)처럼 그려지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괴팍한 할머니 때문에 루비의 안정감에 금이 가고 균열이 생길때에는 조금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할머니 또한 루비의 해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일까. 행복한 결말 앞에서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조차 들었다.
인생에서의 단맛을 잔뜩 누리던 루비가 이제 어른이 되면서 쓴맛도 느껴야 한다니 슬픈 일이긴 하지만 그 쓴 맛이 단순한 '쓴맛'으로만 끝나지 않고 루비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