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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가 사과를 들었다
  • 일억 번째 여름 (양장)
  • 청예
  • 14,400원 (10%800)
  • 2025-05-16
  • : 13,935
아포칼립스와 디스토피아 물은 이제 메이저 소재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시대를 막론하고 영화, 만화, 소설 등의 여러 콘텐츠 속에서 꾸준히 존재했는데, 오늘날만큼 많아진 적이 또 있을까.
인류의 미래 전망이 어둡다는 걸 작가도 독자도 이미 알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소재는 가상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이어진다. 수많은 기시감 속에서 움직이는 등장인물들은 마치 자기 반영을 한 것처럼 동질감을 선사한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내 이야기인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소설이 이러 식으로 동작하긴 한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미래의 완전한 가상 세계를 그림에도 이게 완전히 현재의 이야기가 돼버린다는 것이다. 몇백 년이나 몇천 년 뒤의 미래라는 설정은 장식이 되고, 지금, 바로 여기의 순간들이 펼쳐진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지배계층 아래에서 착취 당하는 수많은 사람들. 본인들이 선택하지 않은 것들로 인해서(본문59쪽) 애도 행위마저 박탈당한 피지배계층. 결국엔 반복하는 역사를 증명하듯 착취하는 자들은 무너지며 착취당하던 자들만 살아남는다. 권선징악이라는 문학적 해피엔딩으로 끝맺으며 독자는 아직 진행형 멸망 물인 현실로 돌아온다. 소설 속에서 지켜봐야만 했던 결말은 이제 독자의 손에 달려있다. 타인이 아닌 바로 우리의 선택으로 미래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 순간에 나 역시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


***출판사 도서 협찬을 받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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