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스누피가 사과를 들었다
  • 복수의 여신
  • 마거릿 애트우드 외
  • 15,750원 (10%870)
  • 2024-10-15
  • : 3,305

언어가 효과적인 의사소통 수단인 걸 누구나 안다. 이 앎은 본능에 가깝다. 알고 싶지 않아도 타인과 접촉한 순간 깨닫게 된다.

인간의 손에 쥐어진 여느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언어는 쉽게 무기로 화한다. 주로 다수자들에 의해서. 정상성의 범위에서 나가보지 않았거나, 나가지 않았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실체 없는 총칼로 약자를 억누른다.


이들은 무도하게 소수자의 언어를 강제로 빼앗는다. 의미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꾸어 소수자를 그 언어 안에 가둬두려 한다. 하지만, 이 감옥은 견고하지 않다. 언어라는 개념에 물리적 벽이란 존재할 수 없다.


애초에 이 개념은 한 집단만의 것이 아니다. 탄생부터 모두의 도구로 발명됐으며 예견됐다. 그러므로 빼앗긴 언어조차도 다시 되돌릴 수 있다.


『복수의 여신』은 이 과정을 보여주는 실험장이다. 문자를 이용한 제한된 환경 속에서 언어는 사회적 소수자, 혹은 사회적 약자들의 힘으로 끝없이 변태하고 변신한다. 보다 자유롭고 편견 없는 세상으로의 도약을 위해.


재구성된 땅 위를 발 디디는 것은 결국 독자이다. 그 결과가 이전보다 더 나은 도약인지, 이전만큼이나 가망 없는 제자리걸음인지는 당사자인 독자에게 달려있다.




*** 출판사 도서 협찬을 받고 쓴 리뷰입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