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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못한 길
오랜만에 만난 친한 친구

친하게 지내고 평소 자주 만나던 친구와 한동안 연락을 안 하고 지냈다. 그 친구가 여러 이유로 마음을 많이 다쳐 힘들어했고 여러 상황들에 많이 지쳐서 안식월을 갖고 싶다고 했다. 한 달 동안 아무것도 안 할 예정이니 연락하지 말라고 했었다. 그래서 업무 연락 뿐 아니라 개인적인 연락, 안부 인사도 일부러 안 했다. 그가 먼저 연락하기 전까지 절대 연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달이 조금 지나 드디어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예전만큼 밝은 모습으로 보였다. 다행이다 싶었다. 복귀하자마자 의욕적으로 활동을 펼치려 했고, 곧바로 바빠졌다. 참 소중한 존재이고 친구인데, 그가 그렇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것이 나로서도 힘든 일이었다. 다시 바빠지면 그가 또 힘들어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물론 그는 너무 훌륭한 활동가라서 안 바쁘게 살 수 없는 사람이다. 불가능한 일이다.

이젠 그도 꽤 나이를 먹기는 했지만, 동네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여전히 젊은 편에 속하는 여성 활동가가 여러 상황들에서 상처받지 않고, 마음을 다치지 않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한때는 그런 구조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포기했다. 이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오랜만에 만나서 상대적으로 짧은 회의를 하며, 그 친구가 신나서 활동 계획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회의를 마치고 이런 저런 근황 이야기도 나눴다. 생각해보면 내 주위에 참 멋진 사람들, 훌륭한 활동가들이 많다. 너무나도 소중한 그 사람들과 인연을 잘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도 그들에게 소중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예전에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멋진 활동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는 자신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이 없다. 그저그런 존재로 전락해버린 느낌이다. 뭐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건 없다.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할 뿐.



오랜만에 만난 선명한 복근

거의 매일 저녁마다 일정이 있어서 운동할 시간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달리기는 간신히 주 2회를 하고 있는데, 근력 운동은 오히려 더 적게 하는 느낌이다. 운동을 하려면 퇴근하고 저녁 일정 가기 전에 해야 하는데, 일 마치고 바로 운동하러 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더라. 오늘은 바벨과 케틀벨을 할 생각이었는데, 바벨을 하고 나니 너무 지쳐버렸다. 일도 힘든데, 곧바로 운동까지는 쉽지 않다. 그래서 그냥 씻으러 갔다. 다 씻고 나와 거울을 보는데 평소와 달리 선명한 복근이 보였다. 이렇게 선명한 복근 만난 것도 참 오랜만이다.

운동을 제대로 안 하고 그냥 의무방어전 정도로 하고 있는데, 이제는 운동 자체의 재미를 많이 못 느끼고 있다. 제일 큰 원인은 교통사고 이후 근손실을 겪고 원래 하던 정도의 운동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앞으로 남은 평생을 운동해도 그 전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나마 먹는 양을 조절해서 가끔 이렇게 복근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다.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냥 남은 평생 운동 좋아하는 늙은이로 살아갈 수 있다면 다행일 것이다. 남은 평생 달리기 하고, 바벨과 케틀벨을 좋아하는 늙은이로 살 수 있으면 그것도 뭐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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