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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못한 길
  • 파란놀  2026-04-14 04:44  좋아요  l (0)
  • 황석영 씨는 만나보기를 할 적에 문창과 이야기를 꽤 했습니다.
    이 가운데 2007년치 한겨레 만나보기에서는 제법 찬찬히
    ‘왜 한국 문예창작과가 오히려 글쓰기를 망가뜨릴 수 있는가‘ 하고
    풀어낸 대목이 있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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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영 씨 말씀)
    “나이 든 사람의 노파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대개의 경우 작가가 되려고 하는데 글을 어떻게 쓰는지, 실질적으로 배우고 싶다 해서 문예창작과를 많이 갑니다. 문창과가 이렇게 많은 나라는 달리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문창과를 증오하는 건 아니지만, 참 좋지는 않은 게 어느정도 비슷하고 무난하게 구성하고 글을 쓸 수 있는 그런 훈련을 시키는 것 같아요. 이건 마치 미술대학에서 석고 데생을 많이 시켜서 비슷한 경향의 화가들을 양산하는 것과 흡사합니다. 그렇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만의 표현으로 그리는 게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문학에서도 독특하게 자기 냄새가 나는 글이 필요합니다. 남과 달리 쓸 때 작가의 개성과 힘이 나타나는 거죠. 그렇게 본다면 저는 창작의 기본 같은 건 한 두세 달 정도 자습하면 되지 않나 싶어요. 지금 창작론이니 하는 기법을 다룬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그런 걸 한두 번 보면 됩니다. 왜냐하면 교육이란 건 결코 예술가에게 좋지 않거든요. 광범위한 독서와 체험이 젊은 작가들에게 중요한데 그 둘이 다 빠져 있지 않나 하는 염려가 드는 거죠. 그래서 젊은 작가들한테는 문학 이외의 다른 책들을 많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또, 한창 젊을 때인데, 더구나 소설 쓰는 사람은 다양한 체험을 할 기회가 많다고 봅니다. 정치 하는 사람들도 심기일전 할 땐 현장에 가서 일하지 않습니까. 작가들에게는 더 말할 나위도 없는 거죠.

    또 하나,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황석영이라든가 아무개라든가, 그동안 대중독자와 접촉했던 브랜드 있는 작가들 몇을 빼고 다른 작가들이 충분히 재능을 인정받고 살아남을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재능 있고 가능성 있는 작가들이 출판시장에서 기껏 5천부나 1만부 팔리다가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지면 일반 독자들은 그들을 다 놓쳐버린단 말이죠. 이걸 누가 제대로 소개하고 갈무리하고 정리해주고 할 것인가. 문학전문기자나 평론가들, 또는 문예지 편집진들 이런 사람들일 텐데, 이런 사람들 책임이 크다는 거죠. 가능성 있는 재능들을 발견해내고 독자에게 안내하려는 노력이 앞으로 더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0211513?sid=103
  • Comandante  2026-04-14 08:48  좋아요  l (0)
  • 더 나아질 수 있는 재능을 기성상품화 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황석영의 말에 공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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