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깊은 맛을 전해주고 싶어 이 책을 낸다."책 머리에서 저자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저자가 권하는대로 100번씩은 못되지만 소리 내어 읽어보고 가끔 옮겨 적어보기도 하려는 목적으로 구입한 책이다. 그래서 책 꽂이에 오래도 꽂혀 있었다. 한번에 휘리릭 읽지 않고 가끔씩 꺼내어 읽어보는 식이었다. 한국과 중국 문인의 한시가 50편 들어있다. 어떤 시는 한두번 읽고 지나갔고 어떤 시는 밑줄을 긋기도 했으며 오랜만에 한자 써보는 재미에 베껴 써본 시도 있다.
한시의 원문과 함께 두 버젼의 우리말 뜻 풀이가 달려 있다. 문법에 충실한 1차 풀이와 그것을 토대로 역자의 창의성을 가미한 2차 풀이이다.
읽다가 낯익은 한자성어를 만났는데, 예전에 학생때 한자성어 시험보면 단골로 틀리던 한자성어 중 하나라서 확인할겸 다시 써보았다. 저자는 한시의 2차 풀이를 하는 동안 너무 의역을 하여 견강부회한 해석이 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였다.
봄날 將牛何處去 원결
將牛何處去 장우하처거
耕破故城東 경파고성동
相伴有田父 상반유전부
相歡惟牧童 상환유목동
-1차 풀이-
소 데리고 어디로 가오
고성 동쪽의 밭 갈러 간다오
서로 짝할 이는 밭가는 농부요
서로 기뻐할 이는 목동이라오
-2차 풀이-
소 몰고 어디가오
고성 동쪽 밭 일구러
도와 줄 농군 있고
놀아 줄 목동 있다오
대부분의 경우 2차 풀이까지 아니어도 1차 풀이만으로도 이해가 되었다.
시는 자기의 뜻을 바로 나타내지 않고 비유를 하는데서 읽는 멋과 맛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을 헤아릴 수 있을 때 마음이 다가서는 것이고, 이해할 수 없을 때 그 시와 친해지기 어렵게 되는 것 같다.
한자를 써보는 것은 우리말 필사와 다른 맛이 있다. 결코 흘려쓸 수 없다는 것. 익숙하지 않다보니 더 또박또박 쓰게 된다.
저자 임의로 뽑은 시이지만 대부분의 시들이 외로움과 그리움, 허무함, 또 그것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려는 자세 등을 표현하고 있다.
당분간 더 오래 책꽂이에 두고 생각날때마다 꺼내서 읽어보고 베껴 써보고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