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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Book치는 이야기
  • 루공가의 치부
  • 에밀 졸라
  • 16,200원 (10%900)
  • 2025-03-30
  • : 850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에밀 졸라는 제1제정시대(1830~1848)의 프랑스 사회를 그린 발자크의 '인간 희극' 시리즈를 본떠서 자신이 살고 있는 나폴레옹 3세의 제2제정시대(1852~1870)의 모든 것을 그릴 야심으로 '루공 마카르 총서'를 기획했다. 루공과 마카르 가문의 5대에 걸친 이야기를 매년 한 권씩 20년 동안 20권의 연작소설로 썼는데, 『루공가의 치부』는 이 일대기의 첫 번째 작품이다.


루공과 마카르 가문은 훗날 '디드 아줌마'라고 불리는 '아델라이드'로부터 시작한다. 아델라이드는 플라상(가상도시)에서 제일 부자인 채소 재배업자 푸크 가문의 외동딸로 태어나지만 아버지처럼 머리가 돈 아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녀의 아버지가 미쳐서 죽자 그녀는 채소 재배업자 루공과 결혼한다. 하지만 '루공'이 15개월 만에 일사병으로 죽자 이번에는 '거지 마카르'를 정부로 삼는다. '루공'과의 사이에서는 아들 피에르를, '마카르'와는 아들 앙투안과 딸 위르쉴을 낳는다. 이렇게 '루공 마카르 가문'이 탄생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외손자 실베르와 그를 사랑하는 미에트다. 미에트는 과거 아델라이드의 소유였던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에트-실베르는 아델라이드-마카르와 겹쳐지는 부분이 많다.


에밀 졸라가 '기원'이라고 덧붙인 첫 번째 이야기는 가계도를 그리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디드 아줌마는 83세로 등장하는데, 마지막 이야기인 『파스칼 박사』에서는 105세로 등장한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이 '루공 마카르 총서'를 한 권씩 읽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작품은 9권이 전부이다. 그동안 이 이야기가 시작된 첫 번째 작품을 읽을 수 없어서 아쉬워하고 있던 중이라 이 책이 더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마지막 이야기인『파스칼 박사』도 정식으로 출간된 적이 없어서 읽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을유문화사에서 이 총서를 모두 출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왜 이 책의 제목이 『루공가의 치부』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원제는 'La Fortune des Rougon'이다. 'la Fortune'는 운명, 행운, 횡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치부'라는 제목이 붙었다. 이야기는 루공가의 '치부'도 될 수 있고 '행운'도 될 수 있지만 원제를 고려한다면 '행운'이 더 맞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과 구별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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