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마다 따뜻함이 묻어 나서 마음이 환해지는 이야기들이다.
힘들고 지치고 죽고 싶고 너무 고통스러운 순간에 서로에게 전하는 따뜻한 말과 행동들이 눈물나게 한다.
죽으러 가는 상황에서 온갖 오지랖으로 따뜻함을 전하는 이웃들, 최고의 말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친구들, 심지어 귀신으로 나타나 거짓으로 죽을 이유들을 풀고 가는 장면까지 하나하나가 따뜻하다.
김동식 작품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나같이 괴기스럽고 기이하고 허무맹랑하고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얼마나 진실 되고 착하고 깨끗한지 확 와 닿았다. 그 에세이에서 이 <인생 박물관>만은 선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찾아 읽게 되었다. 다른 책처럼 여전히 괴기스럽고, 기이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일맥상통하게 따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거기에 한 스푼의 웃음과 재치, 재미가 있어서 읽으면서 혼자 피식피식 웃었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의 말들을 증명하듯이 정말 따듯하다. 사람들이 왜 김동식 김동식 하는지 알게 되는 멋진 작품이다. 짱짱짱!
근데 그냥 건강하라는 말이 최고 아닌가? 인생에 건강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어.
어릴 땐 그런 말이 안 먹히지.
난 미안하단 말밖에 해줄 말이 안 떠오르네.
이 양반아, 안 미안한 사람이 어딨냐?- P48
너를 위해 살아라. 그래도 괜찮다. 아빠도 너를 위해 사니까.- P51
근데 안 써도, 이런 쿠폰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요. 내가 마음만 먹으면 확! 하고요.- P55
죄인이 저지른 죄는 용서할 수 없으나, 죄인은 불과 얼마 전에 너무나도 많은 고통을 겪었다. 죄인에 대한 극형을 보류하고, 따뜻한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라. 죄인이 상처 입은 마음을 스스로 다독일 수 있도록 안정을 취할 것을 권고한다.- P97
에라 모르겠다! 오늘 영업 종료다!
여기다 신발만 벗어두고 돌아가! 나머진 내가 책임질게!
좋은 하... 아니, 좋은 평생 보내 학생!- P113
"빨리 행복 옵션 다 넣어!
재물,건강, 인연, 미모, 기타등등, 축복들 하나씩 다 걸라고 빨리!"
직원들은 분주하게 저마다 새로운 인생기록에 축복을 걸어대기 시작했다. 당황한 막내 직원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이, 이거 불법 아니에요?"- P139
엄마 때문이라고만 생각하진 마. 아빠 인생이 지금 그런 건... 모두 다 엄마 잘못만은 아니야. 아빠는 원래,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엄마만 너무 미워하지마. 아빠 인생은 아빠가 결정한 거니까.- P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