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움직이는 책
  • 일인칭 가난
  • 안온
  • 12,600원 (10%700)
  • 2023-11-24
  • : 12,695

"한번 맛보면 가난의 맛은 잊히지 않는다." 강렬한 맛과 향을 지닌 식재료처럼 이 문장이 잊히지 않는다. 가난이든, 질병이든, 예기치 못한 사고든 불운을 겪었다고 모두가 이렇게 실감어린 언어로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저자가 '가난'을 얼마나 많이 노려보고 응시했는지, 그것을 사적 서사에 가두지 않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사회와의 접속을 시도했는지, 가난의 클리셰를 깨부수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냉정과 냉소를 오갔는지 문장 하나하나가 절절하게 보여준다.


작은 글씨조차 흘려 보게 하지 않는, 실질적인 정보와 생각의 확장을 유도하는 주석 표기와 편집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용어나 개념 풀이에 그치지 않고, 함께 보면 좋은 관련 기사나 뉴스를 안내하는 주석은 편집자의 공과 품을 짐작하게 만든다. 


이렇게 징그러을 정도로 자신이 겪은 고통을 세세하게 말해야 한다는 게 서글프기도 했지만, 제목대로 이 '일인칭 가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때 '일인분은 아닌' 모두의 문제가 될 것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