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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막대한 예산



누가 옆에서 똥을 누기에 똥냄새가 날 텐데, 곧 삭아서 흩어지면 어느새 흙으로 바뀌어. 비가 내리고 해가 들고 바람이 불면, 누가 똥을 누었건 오줌을 누었건 그저 가신단다. 어느 꽃이 둘레에 피기에 꽃냄새가 날 텐데, 곧 사그라들어 흩어지더니 어느덧 꽃냄새를 잊어. 바람이 흐르면서 다른 기운이 퍼지고, 해가 뜨고 지면서 모두 말리고, 비가 내리면서 말끔히 씻고 치워. 요즈음은 나라(국가·정부)에서 큰돈(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큰삽질(대형 토목공사)’을 으레 하더구나. 큰돈으로 큰삽질을 벌이고 큰집이나 큰길을 내놓아야 큰보람이자 큰자랑으로 여기네. 남보다 커야 좋다고 여기고. 그런데 들숲메에서 자라나는 모든 풀꽃은 키가 나란하게 마련이야. 서로 도우면서 함께 누리려고 나란히 서. 그런데 나라(국가·정부)는 왜 자꾸 덩치를 키우거나 늘리려고 할까? 왜 자꾸 더 크게 올리거나 세우려고 하니? 너는 왜 큰집·큰길·큰일·큰이름·큰돈·큰힘……처럼 크기에 사로잡히니? 큰돈을 들여서 더 크게 돈을 벌어들여야 좋거나 나을 수 없어. 아무리 커다란 나무도 그야말로 작은씨를 내놓거든. 우람하게 서는 나무가 되기까지, 작게 싹트고 작게 떡잎을 내면서 참으로 오래도록 작게 살아가며 뿌리부터 가꾼단다. 큰돈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야. 크기를 쳐다볼 적에는 풀 한 포기와 새 한 마리를 아랑곳하지 않을 뿐이야. 풀과 새를 아랑곳하지 않을 적에는 ‘한 사람’과 ‘작은집 한 채’뿐 아니라 ‘마을’과 ‘숲’도 아랑곳하지 않아. 네(내)가 살아가는 푸른별은 ‘크기’나 ‘덩치’가 아닌, ‘숨결’이라는 ‘빛’을 바라보면서 품기에 아늑하단다. 2026.9.10.나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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