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8.7.
《번역 : 황석희》
황석희 글, 달, 2023.11.17.
어제 고흥읍사무소에 갔더니 ‘푸름이 이름쪽(청소년 주민등록증 신규발급)’을 멀쩡히 할 수 있다. 면사무소에서는 아예 할 엄두를 안 내더니, 읍사무소 일꾼은 천천히 차분히 일을 끝내고서 “3주 뒤에 연락하면 그때 찾아가셔요.” 하고 깍듯이 알려주더라. 오늘은 어제보다 한결 누그러든 더위를 마주한다. 아직 등이며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지만 “즐거운 더위”이다. 오늘부터 마감을 하나씩 매듭짓기로 한다.
벼를 일찍 심은 논은 벼알이 노랗게 익어간다. 이다음에 심은 논은 벼꽃이 핀다. 끝물에 심은 논은 아직 꽃대가 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모든 논에 바닷물결이 치듯 들바람이 싱그럽게 분다. 이웃님한테 글월을 부치려고 읍내 나래터를 다녀온다. 요 닷새 사이에 나흘을 밖일을 보러 움직인다. 저녁에 등허리를 비로소 펴자니 무릎과 앞꿈치와 뒷꿈치 모두 시큰하다.
《번역 : 황석희》를 돌아본다. 이제 ‘아저씨 황석희’를 입에 올리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황석희 옮김’인 책은 멀쩡히 있다. 요즈막에 말썽을 일으키고도 이를 오래도록 숨긴 이병한 씨 책은 누리책집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거나 숨긴다. 그렇지만 이병한 씨 스스로 뉘우침글을 띄우는 바는 없고, 이이 책을 펴낸 곳(서해문집)도 뉘우침글을 띄우지 않는다. 그저 꼬리자르기로 끝인 듯싶다. 황석희 아저씨 말썽과 민낯이 드러났을 적에도 이랬고, 료 아줌마나 신경숙 아줌마 말썽과 민낯이 불거졌을 적에도 마찬가지였다.
나이가 들기에 철들지 않는다. 어리거나 젊어 보이려고 용쓰는 모든 아저씨와 아줌마는 끝내 말썽을 터뜨리면서 민낯이 불거진다. 아저씨는 아저씨라는 숨빛을 사랑하면서 눈을 반짝인다.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라는 숨결을 사랑하면서 스스로 빛난다. ‘아저씨·아줌마’가 어떤 이름이며 자리인지 돌아보려 하지 않으니 사달이 잇달아 터진다. 아저씨는 ‘오빠’일 수 없고, 아줌마는 ‘언니’일 수 없다. 넋을 차려야 하는데, 그들뿐 아니라 ‘그들을 좋아하는 우리’도 넋차려야 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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