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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응모



네가 입으로 내는 소리가 ‘말’이 되려면, “느끼는 대로”만 내놓아서는 모자라. “느끼는 대로” 내놓을 적에는 ‘소리’를 이뤄. 이 소리에 네가 들여다본 마음을 담으면서 비로소 ‘말’로 피어나. 서로 ‘말’을 알아듣지 못 한다면, 아직 ‘마음’을 안 담거나 못 담았다는 뜻이야. 한쪽에서만 마음을 담더라도 말이 흐르지 않아. 다른 두 마음이 닿으면서 다가설 적에 비로소 말로 태어나지. 사람들은 ‘응모’라는 이름으로 어떤 자리를 열더구나.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어떤 이야기도 받는다고 하는 ‘응모’라고 해. 그러나 ‘응모’를 하는 곳을 보면, “누구나 목소리”나 “모든 이야기”를 받는 시늉으로 그치네. 겉으로는 ‘누구나’ 낼 수 있고, ‘무엇이든’ 내라고 하지만, ‘그곳’에서 받고 싶은 대로 자르거나 쳐내네. 이미 속으로 ‘담’을 높이 치고서 마치 담이 없다고 눈속임을 하는 얼거리야. 넌 이 눈속임을 알아보니? 뽑기(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선거·교육감선거)에 누가 나설 수 있니? 누구나 못 나서. 뽑기(문학상공모·창작공모)에 무엇을 내놓을 수 있니? 다들 이미 ‘무엇’을 뽑거나 ‘누구’를 뽑을는지 물밑에서 닦아놓고서 얼핏 “활짝 연 길”이라는 이름을 붙이네. 한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집아이와 한집어른이 나란히 말을 나누면서 길을 찾을 노릇이야. 한별에서 살아가는 사이라면, 한별사람과 한별숨결 모두 저마다 뜻을 밝히고 펴면서 함께 살아갈 길을 헤아릴 노릇이야. 사람들은 사람끼리부터 ‘누구나’가 아니야. 사람들은 나무와 새한테서 이야기를 듣는 귀와 눈을 감거나 닫네. 바람과 별이 속삭이는 말을 못 듣는 곳(사회)에서 ‘응모·공모’란 한낱 빈껍데기란다. 2026.6.20.흙.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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