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7.4.

숨은책 1169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육부 엮음

 대한교과서주식회사

 1991.3.1.첫/1995.3.1.중판



  1991해에 푸른배움터(고등학교)를 다니며 《사회·문화》에 《정치·경제》라는 갈래를 외워야 했습니다. 요즈음은 문과·이과로 다르게 배운다지만, 저는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을 하나씩 다 외우면서 ‘고전문법·현대문법·문학·국어’를 따로 외웠습니다. 한 해에 넉 판 치르는 중간고사·기말고사는 달날∼흙날을 꽉꽉 채워서 스물두 갈래쯤 풀었습니다. 그때에나 이제에나 삶과 살림과 사랑에 이바지하는 갈래는 없지 싶습니다. 《고등학교 사회·문화 1991》를 보면, “단순하고 예외가 없는 자연 현상·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현상(6쪽)”이라든지 “새마을 사업으로 달라진 농촌의 모습(208쪽)”처럼 시골과 숲을 깔보면서 서울을 드높이고, 박정희·전두환 새마을운동을 추켜세우는 줄거리가 그득해요. 엉터리라 할 줄거리를 안 외우면 셈(시험점수)이 안 나옵니다. 까칠한 푸름이는 길잡이한테 “저기요, 숲(자연)이야말로 끝없이 바뀌면서 피어나고 흐르지 않나요? 서울(도시)이야말로 쳇바퀴처럼 똑같지 않나요?” 하고 여쭙니다. 이런 말을 여쭌들, 언제나 꿀밤이 돌아올 뿐이지만, 나라에서는 어린이와 푸름이를 길들이는 줄거리를 달달 외우는 틀을 세울 뿐입니다. 우리는 아직 엉터리로 길들이는 배움터일까요? 이제는 숲과 집과 하늘과 별과 사람과 마을을 어질게 보며 함께 살피는 배움터일까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