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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보면서도



비가 내리는데 비를 보면서도 빗소리와 비내음을 모르면 어찌할까. 별이 돋는데 별을 보면서도 별빛과 별소리를 모르면 어찌하나. 잎이 나는데 잎을 보면서도 잎빛과 잎내음을 모르면 어쩌지. 꽃이 피는데 꽃을 보면서도 꽃빛과 꽃숨을 모르면 어떡할까. 궁금하게 여기면 “보지 않더”라도 느끼고 받아들이고 헤아리면서 알아. 안 궁금하면 “코앞에서 보면서”도 못 느끼고 안 받아들이고 못 헤아리니 그저 몰라. 새가 궁금하면 새소리를 들을 적에 새를 알아보면서 새하고 한마음으로 만나. 새가 안 궁금하면 새소리가 가득해도 새를 못 알아볼 뿐 아니라, “새소리가 흐르는 줄”조차 못 느껴. 사람들은 ‘삶’과 ‘살림’과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기 일쑤야. 삶을 고스란히 마주하고 살림을 그대로 짓고 사랑이라는 빛으로 스스로 눈뜨려는 씨앗을 마음에 안 심을 적에는 하나도 몰라. 삶이 궁금하고, 서툴거나 엉성해도 손수 살림을 짓고, 언제 어디에서나 스스로 웃고 노래하며 이야기하는 하루를 그리는 사람은 문득문득 사랑이라는 빛으로 일어나. 궁금하면서 알아보려는 사람은 ‘겉과 속’을 안 가려. ‘겉(몸)과 속(마음)’을 나란히 마주하고 바라보면서 빙긋이 웃을 적에 스스로 푸는 수수께끼란다. ‘빙긋웃음’은 문득 알아보는 사랑이 드러나는 빛이야. 사랑이 드러나지 않으면 빛나지 않고, 빙긋 웃지 않아. 궁금하지 않으면 씨앗을 안 심는데, ‘씨앗심기’를 힘으로만 억지부리듯 잔뜩 파묻을 적에는 씨앗이 그냥 죽어버려. 씨앗을 어떻게 심겠니? 가볍게 가만히 땅에 두어야겠지. 씨앗을 손바닥에 올려놓고서 보더라도 씨앗숨결을 못 느끼기에 그만 씨앗을 죽인단다. 2026.6.26.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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