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이미 지나갔다는
마음이 무엇인지 바라보려고 하기에 마음을 읽고서, 이 마음에 네 나름대로 새로 씨앗을 심어. 너는 네 씨앗을 심어서 가꾸고, 숱한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 씨앗을 심어서 가꿔. 얼핏 사람마다 마음이 다른 듯하지만, “하나이면서 함께하는 하늘”이라고 할 마음이기에, 네가 씨앗을 심는 곳이랑 숱한 사람이 씨앗을 심는 곳은 나란하단다. 보렴. 네가 선 바닷가하고 저쪽 바닷가하고 “다른 바다”이니? “그저 하나인 바다”야. 네가 보는 하늘과, 나무가 보는 하늘과, 개미가 보는 하늘과, 새가 보는 하늘이 다 따로따로 있니? 누구나 “하나인 하늘”을 볼 뿐 아니라, “하나인 바람”을 마셔. 물도 밥도 “하나인 물”이자 “하나인 밥”이지. 넌 늘 ‘숨빛’을 몸에 담으면서 ‘숨꽃’을 마음에 피우는 줄 알아보아야 할 노릇이야. 그러니까 모든 일은 하나이지. 어제·오늘·모레는 따로 흐르는 날짜인 듯하지만, 그저 한 줄기로 흐르는 ‘날’이고, 모든 사람은 다 다른 몸을 입어도 그저 하나인 마음을 품은 ‘나’로 이곳에 있어. 모든 날에 모든 나가 나란한 줄 알아차리면서 샛별처럼 눈뜨면 시나브로 온몸을 파란하늘빛으로 펴서 날아오른단다. ‘날개’란 무엇일는지 다시 살피렴. ‘날다’란 무엇일는지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짚으렴. ‘나’인 줄 잊기에 다 지나가서 없다고 느끼면서 ‘낡’아가. 나를 잊은 채 모든 하나인 ‘날’을 잊기에 그만 다 지나간 옛날로 삼으면서 ‘늙’어가. 그저 다른 듯해도 새롭게 날려고, 모든 하루를 새날로 맞는 ‘나’이고, 이러한 ‘나’는 ‘너’를 마주보면서 빙그레 웃음지어. 이미 끝난 일은 없어. “이미 끝”이라고 느끼며 낡아가는 몸은 쳇바퀴로 돌아. 2026.6.12.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