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5.23.
《극야일기》
김민향 글·빛꽃, 캣패밀리, 2025.3.16.
구름이 짙은 하루이다. 밀잠자리와 잠자리가 우리집에서 함께잔다. 쥐도 나란히 있다. 오늘은 앵두나무 뒤켠부터 감나무 둘레까지 풀을 벤다. 우거진 모시 사이에 숨은 멧딸기를 훑는다. 저녁에는 큰아이하고 가볍게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누런쌀 4kg을 장만한다. 쌀값이 또 올랐다. 장난아니네. 너덧 가지를 장만하니 쌈지가 슥 빈다. 나라 한켠에서는 그루(주식)가 엄청 오른다고, 삼성은 덤(성과급)을 잔뜩 받겠다고 외치는데, 여느 살림살이는 휘청인다. 이렇게 휘청이며 뛰는 값은 다들 입다무는구나. 《극야일기》를 돌아본다. 마음이 캄캄하기에 내내 밤인 곳으로 날아가서 겨울을 보낸 나날을 들려주는데, ‘어둡다·캄캄하다’를 차분히 돌아본다면 ‘슬픔·아픔’이란 ‘나쁜길’이 아니라 ‘낫는길’인 줄 어렵잖이 알아챌 수 있다. 밤에 몸을 눕혀서 힘을 빼고서 죽음길(꿈)로 가야 비로소 새롭게 기운을 차려서 일어난다. 밤에 몸마음을 새롭게 별빛으로 밝히기에 아침을 반갑게 맞이한다. 안 보일 만큼 캄캄할 적에는 자면(죽으면) 된다. 나무가 가랑잎을 내고, 풀이 겨울에 시들듯, 그저 자면(죽으면)서 새길을 그리는 하루하루를 지내기에, 새롭게 눈뜨게 마련이다. 낮만 있으면 말라죽거나 타죽는다. 밤이 있기에 싱그럽게 깨어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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