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662 : 약간의 무력 수분 분무 -처럼 느껴진다
그냥 약간의 무력한 수분을 분무해 놓은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 그냥 덧없이 물을 살짝 뿌려 놓은 덩어리 같다
→ 그냥 부질없이 물을 좀 뿌려 놓은 덩어리 같아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 170쪽
어떤 모습을 보고서 말로 어떻게 옮길 만한지 헤아릴 노릇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푸른별 모든 나라를 보면, 풀이름과 새이름과 나무이름과 구름이름과 벌레이름과 나비이름을 비롯해서 모든 숨결을 가리키는 이름이 마을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릅니다. 때로는 먼발치 다른 마을과 고장에서 똑같은 이름을 떠올려서 쓰기도 하고요. 차분히 지켜보는 사이에 가만히 마음에 담기에 이름 한 자락을 알맞거나 어울리거나 즐겁거나 제대로 붙입니다. “약간의 무력한 수분을 + 분무해 놓은 덩어리처럼 + 느껴진다”는 일본옮김말씨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그려내려는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멋스럽게 꾸미느라 오히려 무슨 모습인지 알 길이 없다고 할 만하고, ‘꾸밈없이 본다’고 했어도 ‘꾸밈없이’가 무엇인지 갈피를 못 잡았다고 할 만합니다. 물은 뿌립니다. “수분을 분무한다”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덩어리처럼 느끼면 ‘느껴진다’가 아니라 ‘느낀다’라 하거나 ‘같다’라 할 노릇입니다. “약간의 무력한 수분”이란 무엇일까요? 길든 말씨를 내려놓아야 수수하게 바라봅니다. 다섯 살 아이가 어떻게 느끼면서 말하는지 헤아릴 줄 알아야 말씨와 말결과 말빛을 살릴 수 있습니다. ㅍㄹㄴ
약간(若干) : 1. 얼마 되지 않음 2. 얼마 안 되게. 또는 얼마쯤
무력(無力) : 힘이 없음
수분(水分) : = 물기(-氣)
분무(噴霧) : 물이나 약품 따위를 안개처럼 뿜어냄. 또는 그 물이나 약품 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