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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말씀은 들었지만



“말을 듣다”하고 “말씀을 듣다”는 달라. 둘이 같은 말이라면 굳이 ‘말·말씀’으로 갈라서 쓰지 않아. ‘글·글씨’가 다르고, ‘마음·마음씨’가 다르고, ‘말·말씨’가 달라. ‘눈·눈빛’이 다르고, ‘손·손빛’이 다르고, ‘말·말빛’이 달라. 자, 그러면 ‘말·말씀·말씨·말빛’이 저마다 어떻게 다른지 가를 수 있을까. ‘눈·눈짓·눈치·눈빛·눈길·눈금’이 모두 달라. 다른 말이란 다른 마음이자 다른 삶이라는 뜻이야. 다른 사람이 다르게 살면서 마음에 다르게 담는 다른 하루이기에 다른 말로 태어나고 흘러. 네가 뭘 잘못하거나 틀릴 적에 꾸중을 들으면 “말을 듣다”야. 누가 시키는 대로 그저 따르기에 “말을 듣다”이지. 일이 뜻대로 풀리거나, 어떤 틀(기계)을 잘 움직일 적에도 “말을 듣다”이지. 어느 쪽에서 ‘몸’을 써서 하도록 이끄는 마음소리인 “말을 듣다”야. 이와 달리 “말씀을 듣다”는 스스로 새기면서 배우고 가다듬을 이야기를 알아가는 첫길을 뗀다는 뜻이란다. “지을 길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고맙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적에 “말씀을 듣다”란다. ‘말씀’이란, ‘마음’을 이루는 씨알이자 ‘가슴’을 이루는 복판이란다. 이미 ‘마음’부터 모든 숨결이 속으로 담는 빛살그릇인데, 이 “빛살그릇인 마음”에 알뜰히 담아서 앞으로 싹틔울 씨앗이 바로 ‘말씀’이야. 언제나 누구나 몸을 움직여서 삶을 겪고 치러서 배워. 이때에 뛰고 일으키는 곳인 ‘가슴’이니, 가슴이 뛰며 몸을 움직이는 빛인 힘을 이루는 씨앗인 ‘말씀’이지. 이 같은 ‘말씀’은 그냥 높이려는 말결이 아니란다. ‘지음씨’요 ‘지음빛씨’이지. 넌 말씀은 들었지만 안 하니? 넌 말씀을 펼 수 있니? 넌 말씀을 심니? 2026.3.29.해.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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