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법을 몰라도
법을 몰라도 착하게 살고 참하게 일하는 사람이 수두룩해. ‘법률’이건 ‘헌법’이건 들여다본 적이 없다지만, 늘 착하고 참하면서 아름답게 일하는 사람이 있어. 법을 몰라도 어떻게 착하거나 참하거나 아름다울까? 착하고 참하며 아름다운 사람은, ‘나’하고 ‘너’를 ‘우리’로 잇는 ‘사이’를 바라본단다. 이러면서 늘 들숲바다를 품고 해바람비를 사랑하지. 철을 읽으면서 잇고 일굴 줄 알기에 그저 착하고 참하며 아름답단다. 철을 안 읽는 채 법을 줄줄 왼들, 착하지도 참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아. 왜 그렇겠니? ‘법’이란 ‘나라지기’가 ‘나라일꾼’을 거느리면서 ‘나라힘’을 펴고 지키려고 세우는 틀이야. ‘법’은 ‘사람’을 안 본단다. ‘법’은 ‘숲’도 ‘바람’도 ‘바다’도 안 봐. 법은 오직 “나라를 그대로 지키려고 사람들을 다루고 부리는 틀”이지. 그래서 어느 나라는 사람들을 이쪽으로 밀어대는 법이 서고, 어느 나라는 사람들을 저쪽으로 밀어놓는 법이 서. ‘법’이란 사람을 다루는 그물이야. 사람을 잡는 그물이기도 해. ‘법치’라는 이름은 아예 사람을 안 본다는 뜻이란다. 나라지기(권력자)가 뜻하는 대로 몰아치는 곳이 ‘법치국가’이지. 보렴! 법없이도 논밭은 멀쩡히 있어. 법없이도 비가 오고 해가 뜨고 눈이 내려. 법없이도 철새가 갈마들고 개구리가 깨어나고 풀벌레가 노래해. 법없이도 지렁이가 일하고 나무가 자라. 법없이도 아기가 젖을 먹고, 아이가 웃어. 법을 알기에 법을 지킬 수 있지만, 아름답게 어울리는 곳이라면, ‘법’이 아니라 서로 늘 ‘말’을 나누고 ‘말씀’을 듣고 펴면서 하루를 가꾼단다. 2026.3.20.쇠.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